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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숑로제 Aug 19. 2018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2018.8.18.



변덕이 죽 끓는 데다가
갑자기 버럭하며 화내고
DVD 보고있는 중간에 머 인정사정없이
빨리 끄고 밥먹으라고 짜르고
머 좀 먹을라하면 '너 손 씻었니?' 하고
흥을 깨는 건 기본.

어디 나갔다오면 피곤하다고 벌러덩 누워있고
자냐고 물어보면 ' 눈만 감고 있는거야, 안 자'
하며 도리어 정색하며 뒹굴거리기.

녀석의 눈에는 이 엄마 모습이 참 매력없을텐데.

그래도 변함없이 항상
부족하고 불완전한 나를
애틋하게 대해준다.

현이가 나에게 넘치는 사랑을 준다고 느낄 때,
재미로 내가 가끔 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이 말,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녀석도 머가 좋은지 웃는다.

나중에 사극보다 이 대사나오면
엄마 생각 좀 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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