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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숑로제 May 22. 2016

신랑의 취미를 존중합니다.

2016. 5 .21



나도 간만에 약속이 있어 차가 필요했다.

신랑은 학회가 있어 빨리 데려다주고

난 유명한 짬뽕집에서 친구와 간만에 수다를 떨 생각에 들떠있었다.


차에서 신랑히 넌지시 말한다.

"글쓰는 건 얼마든지 좋은데,

내 얘기는 좀 빼줘. 특히 내가 게임하는 거는 좀 그래.

나도 이미지도 있고 공부도 많이 하는데

여보 주위 사람들이 나는 맨날 노는 줄 알겠어.

그러니까..."


"그래? 그렇게 생각은 안 해봤는데...

알았어."


하지만 오후 내내 생각해본 결과.

신랑이 게임 하는 모습은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 일기의 배경이 될 수도 있고 내 생활에 적게나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내 글에서 일부러 특정 소재를 빼달라는 것은 마치

당일 생산 판매를 원칙으로 하는 빵집에서 어제 남은 빵을 팔거나,

국산 팥만 사용한다는 팥빙수 집에서 중국산 연유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플레이스테이션을 즐기는 것은 무척 건전하고 세련된 취미다. 이건 나가서 과음을 해서 주사를 부리거나 동네를 시끄럽게 할 일도 없다. 웅장한 배경과 영화처럼 크고 실감나는 효과음, 등장인물의 디테일한 표정을 보고 있으면 3D 프린터기가 발명된 이 시대에 걸맞는 선진화된 오락거리임을 알 것이다. 탄탄하게 짜여진  스토리와 다양한 배경의 주인공이 되어서 모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면에서는 게임이 영화감상 보다 오히려 훨씬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패러다임을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시원한 맥주한잔과 안주거리른 테이블에 놓고 이케아 포잉 의자에 편한자세로 앉아 푹빠져 한 두시간 즐기는 모습이 가끔 부럽기까지 하다.


  

신랑이 자신의 취미 생활에 대해서 좀 더 당당해졌으면 좋겠다.





4일 넘게 메인에 뜨면서 다양한 댓글이 있었는데요. 

오해를 풀고자 그림을 조금 수정해보았습니다. 

궁금하시면 클릭!


https://brunch.co.kr/@coologi08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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