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8.
잡념이 민들레 꽃씨처럼 머릿속을 풀풀 떠다닐 때가 있다.
내 상태가 좋을 땐 삽살개 마냥 털어버리면 될 터였다.
그런데 꽃씨가 뇌 한편에 잘 안착해서 뿌리를 내리면 좀 상황이 달라진다.
잡념이란 녀석은 워낙에 번식력이 강해서 순식간에 싹을 틔우고 담쟁이 덩굴처럼 머릿속을 꽉 매운다.
20대엔 무차별적으로 증식하는 녀석들에게 먹혀버린 적도 있다.
잡념은 마치 그 옛날 여고 앞을 서성이던 '바바리맨'과 비슷한 놈이다.
내가 겁먹고 위축될수록 더욱더 기세 등등해진다.
또한 비겁하기 짝이 없어서 내가 상태가 안 좋을 때면 더욱더 기승을 부린다.
이럴 때 방법이 있다.
바바리맨에게 '거 되게 쪼그만 하네!'하고 앙칼지게 한 번 쏘아주듯
잡념이 들었을 땐 다운된 기분을 아주 무색하게 만들어 주는 거다.
녀석을 비웃는듯한 최대한 편한 자세로
차분하지만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성시경, 아이유, 박정현 강추)
가장 자극적이고 맛난 칩을 준비해서
달달 구리 한 알코올을 마신다.
그러면 30분 전에 내가 부끄러워질 정도로 잡념이 날아간다.
지금 공개한 이 하찮아 보이는 노하우는,
방황하던 그 시절 지지리 개고생 하면서 터득했다.
별거 없어보이나 일단 해보면 '아브라카다브라' 수준이다.
잡념은 증발하는 대신 체내 지방은 축적되니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