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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숑로제 Jun 10. 2016

아빠가 데려다줘

2016. 6.10.



아빠가 데려다줘

                                                                                    

엄마의 그늘에 가려 인기순위에 항상 밀리곤 했던 아빠였다.

새벽에 깨서 울거나, 

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나, 

밤에 잘 때도,

다들 엄마를 찾았다.


몇 달 전부터 신랑이 육아에서 목욕을 담당한다.

아빠가 목욕을 시켜줘야 사회성이 길러진다는 명분으로 시작했건만,

그 이후로 사회성이 좋아진 건 잘 모르겠고, (여전히 수줍은 우리 애들)

다만 아이들이 아빠를 더 좋아한다.


"아빠가 데려다줘"


지난번에 내가 아팠을 때, 

아빠가 애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줬던 게 괜찮았나 보다.

딸내미가 어제 이미 아빠랑 등원했었는데,

오늘 아침엔 아들까지 합세했다.



여보, 괜찮겠어? 


아이들 둘을 다 데려다주려면 시간 좀 걸릴 텐데...

신랑 출근길에 괜히 번거로울 것 같아 신랑 눈치를 살폈다.


'어라... 싫지 않나 본데?'


급상승한 자신의 인기에 

아빠 얼굴엔 만면 미소가 머금어 있었다.


물론 손 흔들어주는 엄마 얼굴엔

그보다 더한 함박웃음이 가득했지만.


 


+

얘들아, 

잘하고 있다. 

앞으로도 엄마가 부탁 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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