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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숑로제 Jul 29. 2016

일상으로의 복귀

2016.7.28





원래는 그날 밤에 집으로 돌아오려고 했다.


당일치기로 방문했던 동생집에 2박을 하고왔다.


첫 날 자기로 마음을 먹었던 이유는 이렇다. 애들이 이모집에서 자고 싶어하고 나는 은연중에 동생과 간만의 수다한판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각자의 방에서 애들을 재우며 동생과 제부는 아이들과 아주 깊고 편안한 꿈속 나라에 빠졌다. 밤 12시까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한 남의 집 식탁에 앉아 안방문이 열리길 기다리자니 기분이 묘해졌다.


  다음날 아침 숙면을 취한 덕분인지 유독 피부가 뿌연해 보이는 여동생이 아침밥을 먹으며 물었다.


"언니!  나 깨우지. 왜 그랬어?"


정말 내가 묻고 싶었다.


 "너야 말로 왜 그랬니?" 


내가 할 말을 선수를 친 동생이 멋적게 다시 말을 이었다.


"언니 하루만 더 자고가. 응?"


부릅뜬 큰 두눈에서 오늘은 응당 실망하지 않을 밤을 선사하겠다는 뉘앙스가 느껴졌다. 한 번만 더 믿어보기로 했다.



신랑에겐 '보너스' 같은
이틀밤


  그렇게 하루를 더 묶으 어부지리로 신랑에게는 예상치도 못한 보너스 같은 2틀 밤이 생겼다. 텅빈 집에서 간짜장이든 라면이든 햄버거든 내키는대로 먹어치우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일명, 총각놀이) 제부는 내 동생에게 영혼이 가득담긴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고 했다.


"우와 형님 진심 부럽다."

 

동생과 두번째 날은 새벽 3시까지 수다를 안주삼아 맥주를 마셨다. 좋았다. 그리고 아쉬웠다. 왜 말을 하면 할수록 할 얘기가 뒤늦게 더 생각나는 건지.




일상으로 돌아오다.


다음 날인 오늘 집에 돌아왔다. 역시 집이 최고였다. 잠깐 일상밖으로 나갔다 왔을 뿐인데 우리집이 새삼 소중하다. 애들 재우고 신랑과 식탁에 마주 앉았다. 고작 이틀이었는데 신랑을 굉장히 오랫만에 보는 것 같다. 맥주를 들이키며 신랑 얼굴을 슬쩍 내려보니 어쩐지 반갑고 짠해졌다.


"오빠, 나 어제 좀 보고 싶었어"


"웅, 나도 보고 싶었어"


신랑은 마우스를 빠르게 클릭하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

그때서야 내가 정말 일상으로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Home, my  sweet  home

and husband.





+

그런말을 할 때엔  

제스쳐나 억양, 눈빛,

이런게 중요 것으로 알고있네만,

어떤가 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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