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4.
아들의 말에 고개를 숙여 내 배를 보았다.
내 몸을 이렇게 누군가와 함께 유심히 보던 적이 있던가?
새삼 내 배가 낯설고 객관적으로 보였다.
원래 이렇게 줄이 좀 있었나.
아들이 내 배의 줄을 새기 시작했다.
기분이 굉장히 묘해졌다.
'하지 마, 그런 걸 새는 건 정말 이상한 거라고'
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나도 눈으로 같이 새고 있었다. ㅡㅡ
아무리 먹어도 배에는 살이 안 붙었는데
소싯적 복근을 자랑하던 배도 세월 앞에서는 별수 없구나.
탄력도 좀 떨어진 것 같고
강수지랑 김국진이 열애 중이라는 기사를 봤다.
사진 속의 강수지는 참 하나도 안 늙었다.
옛날에 소녀 같은 이미지야 젊은 때니 그렇다 치더라도,
그 나이가 되어서도 긴 머리와 청순한 이미지가 남아있는 게 신기하다.
젊을 때야 예쁘고 섹시하기가 어렵지 않다. 그 자체만으로도 창 싱그러우니까.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이를 먹은 연예인이 수줍은 소녀다움을 지니고 있으면
뭔가 대단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여자로서 존경심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얼마나 자기관리를 했을까.
그러므로 내 배는 반성이 좀 필요하다.
'강수지'도 아닌 것이 이렇게 나태하게 살면 나중에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정말이지 '욕심쟁이 배'를 가진 엄마가 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