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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협 Jun 07. 2024

베를린까지 야간열차 20유로면 댕꿀아님?

베를린 야간 기차(침대 아님)로 이동해서 꽉 찬 1박 2일 하는법


도이체반 야간편

DB Nachtnetz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디서든지 잘 주무신다면 한번 정도는 해볼 만 하다.


오스트리아 국철은 아직까지 아간 침대 열차인 나이트젯(NightJet) 열차를 운행중이나, 독일 국철(DB; 도이체 반)의 경우 모든 침대 편성이 사라졌다. 대신 밤을 달리는 야간 이체에(ICE)와 이체(IC) 그리고 유로시티(EC) 열차가 있다. 이번에 타게 된 열차는 뮌헨에서 출발하여 밤새 서서히 달리다가 괴팅겐부터 속도를 올리는 함부르크행 ICE 1080이다.

독일 국철이 운용하는 야간 철도망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 나의 계획은 새벽 1시 20분에 도착하는 기차를 타고 바로 잠에 들어 6시 30분 하노버 도착, 아침을 먹고 환승해서 9시에 산뜻하게 베를린에 도착하는 것이였다. 내가 간과한 점은 내가 탈 열차가 도이체 반이라는 점이었다.

서로 지연 대결중인 오스트리아와 독일 열차

기차가 오지 않는다고요? 도이체 반과 여행하시는 중이군요! 내가 탈 열차는 결국 예정보다 40분 정도 늦게 도착하여, 소중한 수면 시간 한시간을 그대로 까먹고 여행을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부로 천천히 운행하다가 괴팅겐 부근에서부터 속도를 올리는 편성이라 늦게 출발했지만 하노버에는 정시에 도착했다.


분명 도이체 반 홈페이지 설명에도 밤새 편한하게 있다가 도착지에 내리시라고 안내중이나, 편하게 있으라는게 꼭 불을 꺼준다는 말은 아닌듯, 운행 내내 실내등은 밝게 유지가 되었다. 필자의 경우 밝은 불빛 아래에서도 잘 자는 편이라 그나마 잠을 자고 내렸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 안대 혹은 다른 교통편을 알아보는 편이 나을수도 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열차 1등석에 탑승해보았다. 조금 더 편한 좌석과 적은 승객을 기대했는데, 승객은 적었으나, 좌석은 2등석과 크게 다른점을 느끼지 못했다. 레그룸이 좀 더 넓긴 했다. 다만 이러한 야간 이동 수요가 많이 큰 편은 아니라서 2등석도 여유가 많기 때문에 굳이 1등석 예약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다.

하노버 왔다감~

무료지만 의미있는 것들

공짜 좋아하면 지식이 채워집니다.

베를린의 경우 많은 볼거리를 무료다. 특히 제3제국, 국가사회주의(나치) 세력이 끼친 폐악과 범죄를 전시한 박물관의 경우 입장료가 없으나, 양질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어서 시간이 있다면 관람하는 것을 추천해본다.


1. 학살된 유럽 유대인들을 위한 추모 공간

Denkmal für die ermordeten Juden Europas

명칭이 길어서 흔히 베를린 홀로코스트 메모리얼로 불리는 곳입니다. 미국의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Peter Eisenman)이 디자인한 이 공간 아래에는 박물관이 존재하는데요, 한 무리의 사람들보다는 개인을 조명할 때 비극이 더욱 극대화된다는 것을 몸소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박물관은 의회/브라덴부르크 문에서 내려와서 포츠담 광장을 바라보는 시점을 기준으로 좌측 끝쪽으로 이동, 중간에서 입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2. 공포의 지형학

Topographie des Terrors

포츠담 광장에서 조금 내려오면 보이는 이곳은 과거 악랄했던 나치독일 SS의 본부가 있던 곳을 박물관으로 만들었습니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무료 오디오 가이드(한국어 제공)가 있으며, 국가사회주의 세력의 시작부터 종말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영어 듣기에 어느정도 자신이 있다면, 프리 워킹 투어를 신청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팁을 전제로 하는 사업이라 완전 무료는 아니긴 하다.


또한 베를린은 공유 자전거가 활성화 되어있다. 물론 우리 같은 여행객은 초행길이고, 거기가 거기같기 때문에 길 찾기가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싸다고 빌렸다가 길 찾느라 요금이 많이 나왔다) 자전거들이 상당히 빠르게 달리고, 차량들과 함께 달리기에 자전거가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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