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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쁜손 Aug 20. 2021

진정한 사랑의 본질에 대해 묻는 '독일인의 사랑'

오늘의 추천 고전 한 편.

 우리는 일어서기, 걷기, 말하기, 읽기를 배우지만 사랑은 배울 필요가 없다. 사랑은 생명처럼 태어날 때부터 우리 안에 있다. 그래서 사랑을 존재의 가장 깊은 바탕이라 하지 않던가. 우주의 천체들이 서로 끌어당기고 기울며 영원한 인력의 법칙에 따라 결합하는 것처럼 인간의 마음도 서로 끌어당기고 좋아하며 영원한 사랑의 법칙에 따라 결합한다. 햇빛 없이 꽃이 필수 없고 사랑 없이 사람은 살 수 없다...
                 (독일인의 사랑 본문 중)

  

 막스 뮐러의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 '독일인의 사랑'은 주옥같은 언어로-한 편의 서정시 같은 사랑의 이야기이다.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는 독일의 철학자이자 언어학자로 전 생애 동안 오직 한 편의 소설을 남겼는데, 그 작품이 1856년에 쓰인 '독일인의 사랑'이다. 사랑은 늘 우리 안에 존재한다. 형태는 각각 다르지만 그 안에 본질은 같다. 나는 이 소설을 한창 감수성 풍부한 10대 때 처음 접했다. 그 나이 소녀의 사랑에 대한 동경과 환상을 충족시켜 주기에 이 작품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항상 다시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책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다시 만났다.

 

 책을 덮고 눈물이 나서 한참을 울었다. 그건 슬픔의 눈물만은 아니다. 아직도 나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목마른, 감수성 풍부한 사람이라는 존재라는 것이 행복해서... 그리고 이 작품이 주는 순수하고, 고결한 사랑의 본질이 아름다워 흘리는 눈물이었다. 아직 나는 진정 살아있었다.



 소설의 줄거리는 지극히 단순하다. 주인공인 나는 소년 시절 우연히 마을 영주의 저택을 방문하게 된다. 그 저택에서 병약하게 태어나 평생을 병상에서 보내야 하는 마리아를 만나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두드러진 갈등이나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남녀 주인공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사랑의 본질을 향한 성찰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렇다면 막스 뮐러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어느 것도 구애받지 않는 순수한 사랑일 것이다. 마리아는 곧 죽음을 맞이할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을 '나'를 위해 이별을 결심하고 선언하지만 '나'는 오히려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한다. 그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마리아는 왜 자신을 사랑하느냐고 '나'에게 반문한다


 "왜냐고? 마리아! 어린아이에게 왜 태어났냐고 물어봐. 들에 핀 꽃에게 왜 피었냐고 물어봐. 태양에게 왜 햇빛을 비추냐고 물어봐. 내가 너를 사랑하는 건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야." 이러한 ''의 대답에도 알 수 있듯이 작가의 사랑에 대한 추구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 사랑받기 충분한 절대적인 마음. 즉 순수한 사랑을 나타내고 있다.

 

 사랑은 우리의 존재 이유이며 본능이다. 그러기에 아무리 사랑의 가치가 훼손된 요즘이지만 사람들의 본성에는 이상적인 사랑을 그리는 순수함이 남아있다. 그런 면에서 독일인의 사랑에서 보이는 조건 없는 사랑은 사람들로 하여금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되묻게 해 준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삶에 있어 '사랑'은 영원한 주제 중 하나이다.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이 사랑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스토리에 유려한 문체를 사용했으며 사랑의 정의를 종교적, 철학적 관점으로까지 확대 해석하였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사람을 사람답게 존재하게 만드는 사랑의 가치마저 순수함을 잃고 방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독일인의 사랑이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회자되고 읽히는 까닭은 아직도 순수한 사랑을 열망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일 것이다.

 인스턴트 사랑과 에고이즘이 넘쳐나는 이 황량한 세상에 '독일인의 사랑'은 어둠 속 한줄기 빛 같은 안내자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우쳐 주며 보다 넓고 큰 사랑을 실천하기를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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