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유튜브에서 한국의 평범한 골목길 풍경이 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뉴스 내용은 틱톡에 어느 외국인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한국의 평범한 골목길 영상이 수만 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지만,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힙하고 멋지다'는 반응을 얻어 흥미롭다는 것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이 이방인의 시선에서는 색다르게 보이기 때문인 듯하다.
이따금 우리는 너무 잘 아는 길을 걷고 있다는 이유로, 그 안에 담긴 풍경을 놓치곤 한다.
목적지만을 향해 걷는 낮의 발걸음은 골목의 벽에 남은 오래된 낙서나, 창틀 아래 놓인 화분, 휘어진 가로등의 그림자조차 시야에서 지워버린다.
익숙함이 시선을 무디게 만들고, 바쁨이 마음을 닫아버린다.
하지만 요즘처럼 밤공기가 부드럽게 감도는 저녁, 무심코 집을 나서 유영하듯 골목을 천천히 걷다 보면, 낮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오히려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늘 스쳐 지나던 동네 초등학교 앞에 이런 문구가 있었는지 오늘에서야 발견했다.
골목 계단 위에 드리운 조명 그림자조차 무언가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밤산책은 나에게 주변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여유를 준다.
그저 스쳐 지나가던 풍경 속에도 이야기가 있고, 누군가의 마음이 스며 있다는 걸 문득 깨닫게 된다.
그렇게 다시 본 풍경들은 어쩐지 조금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모든 애정의 눈길로 바라보면, 그곳에 애정이 피어나는 법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