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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디오 Oct 05. 2016

취미와 직업의 차이

#월세 by seri park

2016.10.3 월요일세시  

by seri park

오늘 한 학생이 보낸 메일에 이렇게 써 있었다.  

"번역이나 통역은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이 글을 보고 십수 년전 친구의 얘기가 떠올랐다.  

"일본어는 배우기 쉬운 것 같아. 배운 지 1년 안 됐는데 독해가 가능해."    

작년에 남편이 했던 얘기도 떠올랐다.  

"중국어를 1년만 배우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간혹 TV에서 연예인들이 하는 얘기도 떠올랐다.  

"ㅇㅇㅇ씨는 5개 국어에 능통하시다면서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불어, 스페인어..."    

내가 취미로 혹은 여행용 서바이벌을 목적으로

외국어를 배웠다면 나도 이렇게 얘기했을 것 같다.  

"저는 3개 국어가 가능해요. 한국어, 일본어, 영어."  

하지만 일본어 통역, 번역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나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1개 국어도 제대로 못해요. ㅠㅠ  

한국어도 엉망이고 영어는 서바이벌 수준이고

일본어는 아직도 멀었어요... 엉엉~~~"    

나는 웬만해선 누군가가 외국어를 "잘 한다"거나  

외국어에 "능통하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외국어가 '취미'가 아닌 '직업'이 되어서 그럴 게다.    

'취미'로 하는 일은 '재미'가 있고

생각보다 '쉬우'며, 해도해도 '어려움'은 별로 없다.  

'직업'으로 하는 일은 '재미'는 있을 수 있어도

생각보다 '쉽지 않'고 해도해도 어려워서

'자학'과 '자괴'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일 년도 안 했는데 벌써 이렇게나 잘 해!"  

"수십 년을 해왔어도 왜 아직도 이것밖에 못할까?"    

이런 게 '취미'와 '직업'의 차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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