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집에 갔다 오는 날이면
입고 갔던 옷에서는 장작 타는 냄새가 난다
추운 겨울을 따듯하게 보낼 수 있게
까맣게 타들어 가는 동안
집 안에 걸어둔 내 옷엔 장작 타는 냄새가 밴다
사람도 동물도 모두 잠든 것처럼
조용하고 고요한 새벽에
아버지가 장작을 넣으러 밖으로 나가신다
장작이 타들어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이 시간이 참 좋다고 하시는 아버지
고요함이 좋은 것인지
온기가 집안으로 전해지는게 좋은 것인지
그건 아버지만이 아는 일
집에 갔다 올때면
냄새가 나서 걱정했는데
이젠 짙게 배인 옷을 하루 이틀 걸어둔다
아버지가 장작이 타는 걸 멍하니 바라보듯
나도 집냄새가 배어있는 옷을 멍하니 바라본다
집에 갔다 오는 날이면
입고 갔던 옷에서는 장작 타는 냄새가 난다
세탁기에 넣고 나면 사라지는
장작 타는 냄새를 맡아보며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