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에서 본 밸리댄스

뉴욕 한 달 살기 7

by 꼬낀느


아주 오래 전 제부가 내게 해 준 한마디는 뉴욕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에 알맞다.

뉴욕은 미국이 아니다.

조금씩 더 보고 알아갈수록 뉴욕은 미국이라는 한 나라가 아니고, 세상의 멜팅팟(Melting Pot) 임을 실감하게 된다. 샐러드 볼(Salad Bowl)처럼 각각의 문화가 온전히 보존되지 않고 모든 문화가 섞여 미국화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뉴욕에 매장이 많아졌다는 파리바게뜨도 서울에 있는 가게와 빵 종류가 달라서 먹을 것이 별로 없었다. 너무 단 빵만 많았다. 아침 식사에 곁들일 담백한 빵이라곤 잡곡 식빵밖에 없어 그거 하나 사 들고 나왔다.


춤을 보는 걸 좋아한다. 어느 나라를 가든지 춤 공연에는 꼭 가보고, 20년 전 여기 살 때는 이스트 빌리지의 퍼포밍 스페이스(Performance Space, PS122)에서 잊을 수 없는 퍼포밍 아트 공연을 보기도 했다. 이번에도 춤 공연 두 개를 예약해두었다.

https://www.eventbrite.com/ 이나, https://www.timeout.com/ 에서 이번 주일, 이번 달에 갈만한 공연을 찾다가 모로칸 나잇과 벨리댄스 공연(Moroccan Nights at Elsie Rooftop)을 보고 예약했다.

예약 후, 모로코에 지진이 나서 몇천 명이 죽었다.

“공연하겠나? 우리나라 사람들 같으면 이렇게 먹고 춤추는 공연 따위 모두 취소하고, 기부금 모아서 보내지 않겠나?”

나의 예상과 달리 여기는 뉴욕이었고, 그 공연은 뉴욕 사람들이 즐기기 위한 춤이었지, 모로코인들의 주최가 아니었다. 그래서 개최되었다.

브로드웨이에 있는 엘시 루프트탑은 파티 플레이스였다. 약간의 모로코 음식을 준비하고, 흥을 돋우는 춤 공연을 준비하여 다 같이 먹고 마시고 춤추는 파티였다. 그리고 지나치게 상업적이었다.

“다음 기회에는 이런 공연 말고, 더 정통적인 춤 공연을 보러 가자.”


그래도 내가 좋아했던 곡, 스팅과 알제리의 대중음악인 ‘라이’ 가수 Cheb Mami가 피처링한 Desert Rose에 맞춘 춤은 좋아서 비디오로 찍어 간직하기로 했다.


4분이 넘는 비디오 파일이 브런치에 올라가서 좀 놀랐다.

이 춤을 벌거벗은 여자의 섹시한 춤 코드로 보든, 춤과 음악의 합작 코드로 보든, 그건 각자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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