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잔도 예쁜 컵

by 그림접시

한 번도 여리여리한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리여리한 옷이 좋고 레이스 옷이 좋다.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는데도 왜 이리 그런 옷이 좋은지 모르겠다. 빨강머리 앤이 다이애나의 봉긋한 소매 옷이 그렇게 부러운 것처럼 다행히 빨강머리 앤에게는 매튜 아저씨가 있지만, 내 옆엔 그런 것을 알아주는 이가 없다.
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존중받고 싶을 때 레이스 살랑이는 옷이 많은 옷가게에 벼르고 간다.

많이는 아니지만 한 계절 수고했어라는 뜻으로 한벌 정도는 꼭 맘에 드는 걸 산다.
옷가게 사장님은 구수한 부산 사투리로 깍듯하고 반갑게 '오셨어요 슨생님 '하고 반갑게 맞이 해주신다.
조신하게 아주 예쁜 잔에 물 한잔을 내어 주신다.
어디서 내가 이렇게 대접을 받을까?라는 생각에 황홀해진다.
사장님은 내심 고심할지도 모른다 뭐하려고 잊을만하면 나타날까 하실지도 ㅋㅋ (작은 키에 오동통한 몸매로 우리 집 옷 소화하기 힘든데.... ㅋ 하실지도 모른다.)
사장님께 또 좋은 건 안 어울리는 건 솔직히 안 어울린다 이야기해주셔서 좋다.

옷을 사서 집으로 오는 길에 입속에 되내이며 왔다. 먹기 싫은 건 아깝다고 안 먹기. 더 늙기 전에 하고픈 건 하나씩 하기, 식구들에게 미안해하지 않기. 나를 제일 먼저 존중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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