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 두 알 먹는데 걸리는 시간은?

by 그림접시
20201029_225749.jpg 일러스트/그림접시/2020


강원도 아버님 댁에서 4-5년쯤에 전쯤에 아기 고야 나무를 데리고 와서 국화밭옆에 심었다. 고야라는 나무는 병충해에도 약하고 열매가 작아 상품가치가 낮아 잘 안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거의 사라져서 사 먹기 힘든 우리 토종 열매다. 너무 궁금한 고야를 만나고 싶었다. 자두보다 크기는 작고
새콤 달콤하다고 했다. 하지만 자두랑은 또 다른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먹어봐야 안다고 했다.
한 번도 나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우리 집에 옮겨 심고 바로 다음 해부터는 열매를 먹을 수 있는 줄 알았다.
나무도 좀 더 커서 열매를 키울 나이가 돼야 된다고 기다리라고 했다.
몇 년간 도대체 언제나 꽃을 보여줄까 봄마다 궁금했다.

올봄에 드디어 꽃 몇 송이가 피었다.
아파트 화단 정리하시는 분이 봄이 우리 고야 열매 가지도
몇 개나 가지치기를 해버렸다. ㅜㅜ
그래서 꽃송이 몇 개밖에 남지 않았다.
다행히 딱 4알이 열매가 되어주었다.
열매가 자라 익는데도 한 달 반은 걸렸다.
드디어 우리 부부는 남편의 출국 전 날 수요일에 한 알씩 따서 먹었다.
목요일엔 아들 보러 따먹으라 했다. 내가 옆에서 너무 부러워하니 아들이 한입 먹고 그렇게 먹고 싶어?

하더니 '더 먹어' 하면서 반입 남겨줬다.
금요일에는 딸이 단숨에 따서 한입에 쏙 먹어버렸다.
두 알을 다 먹은 사람은 우리 집에 아무도 없다.

마트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자두 한 박스를 보고
3만 3천 원 찍혀있는 걸 보고 비싸다 한 적이 있었다.
자두 열매가 상품가치가 있는 어른 자두가 되기 위해 몇 번의 봄과 여름을 맞이 했는 줄을 꿈에도 몰랐다.
삼만 3천 원 아니 아니라
삼천 삼백만 원이어도 쌀 것 같은 노력과 시간들이 지나왔음을 나는 몰랐다.

20201029_225800.jpg 마당고야나무 2020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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