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여섯의 봄(3) - 항암
수요일 오후 진료실,
"선항암 바로 하시죠. 월요일에 입원하세요."
종양제거 수술 후 방사선 치료 계획을 설명 들었던 게 불과 2주 전인데,
맘마프린트 검사에서 '재발률'이 높게 나왔다며 의사는 단호하게 선항암 3개월을 추가했다.
뭔가 이미 다 지불한 줄 알았던 계약금이 추가된 기분이다.
멘붕에 빠지기엔, 우선 처리해야 할 일들이 여러 가지이다.
아들의 등하교, 회사 휴직신청, 업무 인계, 입원 짐 싸기 등 해야 할 일들이 두서없이 떠오른다.
그리고 아홉 살 아들에게 엄마의 '암'에 대해서 설명해야 할 시간이다.
"아들~ 사람 몸은 세포들로 이뤄진 거 알지? 엄마 몸 세포 중에 악당으로 변신한 애가 있대.
그냥 두면 얘가 점점 커지고, 주변에 악당 씨앗을 퍼뜨려서 수를 늘릴 수 있대.
그래서 얘를 줄여주는 주사를 맞고,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로 했어."
"엄마 몸에 특공대를 넣는 거야?"
"그렇지. 원래는 몸에 면역세포군대 가 있어서, 얘네가 악당을 잡아야 하는데. 지금 얘네만으론 역부족이라, 병원에서 특공대를 투입하는 거야. 근데, 이 특공대가 아직 막 똑똑하진 않은 거 같아. 악당만 잡아야 하는데, 악당이랑 비슷하게 생긴 정상 세포들도 공격한대. 그래서 엄마가 컨디션이 좀 안 좋을 수 있어. 머리카락도 빠질 수 있고. 치료 끝나면 다 돌아오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아들은 그런가 보다 하고 받아들였다. 아직 편견이 없는 나이인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이런 귀여운 <원티드 미스터 세포> 포스터를 그려와서 특공대 주사 맞고 나서 먹으라고 줬다.
악당 세포를 발견하면 특공대 요원 R4139(?)에게 알려달라고. 정상세포 공격하지 않도록.
4번의 특공대 투입을 위해, 3주마다 입원을 했다.
모든 것이 현실감 없고 버거웠던 1차.
전날까지 너무 멀쩡했던 컨디션이 주사 한 번에 태어나 처음 겪는 상태가 되었다.
살려고 맞았는데, 독약을 마시면 이런 기분일까 싶어졌다.
이제 평생 무를 수 없는, 암환자 이름표를 몸에 단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