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혼란의 향연
마치 몬트리올 전체가 드릴 소리도 멈추고 시간까지 잠시 멈춘 듯한 7월의 어느 날,
도로를 가득채운 오렌지색 건설 콘이 도시에 조용히 서 있고 공사 차량들이 사라진다.
혹시 또 파업일까?
컨스트럭션 홀러데이 ( Construction Holiday /La semaine de la construction 건설휴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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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퀘벡의 전통 홀러데이 이다.
1971년 공식 도입된 정부가 법으로 정한 2주간의 휴식 기간으로 항상 7월 세번째 일요일에 시작해 2주간 지속한다. 2025년의 건설 휴가는 7월 20일 일요일부터 8월 2일 토요일까지이다.
프랑스어로 Vacances de la construction라고도 불리는 건설 휴가는 캐나다 전체가 아닌, 퀘벡 주에서만 법적으로 제정된 공식 휴가 기간이다. 이는 퀘벡만의 독특한 노동 제도로, 지역 경제와 여행 패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 기간에는 150,000명 이상의 건설 노동자와 가족들이 전국의 호수, 숲, 해변으로 떠나며, 캠핑장, 호텔, 고속도로가 모두 북적북적하고,레스토랑과 편의점도 마시멜로와 장작으로 재고 보충을 해야 하며,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퀘벡 출신의 세계적인 가수 셀린 디온(Céline Dion)의 음악을 틀며 생장 호수(Lac Saint-Jean)를점령하는 풍경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것은 마치 7월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풍경이다.
건설휴가( Construction Holiday /La semaine de la construction)는 워낙 다양한 협회와 회사가
얽혀있어서 모두가 따로 휴가를 잡기 어려운 산업구조였는데 정부가 "다 같이 쉬자!(“Let’s just send them all on vacation together.” )"고 결정하면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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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노동자들이 휴가로 떠난 도시는 교통이 평소보다 원활해지고 공기가 맑아지는 기분 좋은 변화를 얻는다. 더불어 다운타운에 위치한 박물관, 레스토랑, 축제 등은 오히려 활기를 띠게 되고
오렌지색 건설 콘이 사라진 도시 풍경은 매우 드문 모습을 선 보인다.
캐나다는 오직 2개의 계절(only two seasons)만이 있다는 농담이 있다.
겨울과 공사철 (Winter & Construction seasons)
이 휴가철에는 비단 건설 노동자뿐 아니라, 사무직과 다양한 업종의 시민들도 같은 시기에 휴가를 계획한다. 건설 산업 전체가 멈추기 때문에 다른 업종에도 여유가 생긴다.
휴가를 맞은 퀘벡 사람들은 로랑티안 산맥부터 사그네 지역(the Laurentians to the Saguenay)까지 텐트가 만발하는 캠핑을 한다. 이 시기에는 캠핑장 예약은 거이 어렵다.
가족, 커플, 솔로 여행자들이 경치 좋은 루트를 따라 이동하는 로드트립으로 고속도록는 분비게 된다. 테마파크인 La Ronde, Village Vacances Valcartier 등 인기 명소 인산인해를 이루며,
낚시와 보트 타기등으로 강과 호수에서 각종 수상 활동이 활발하다.
건설 휴가 기간 동안 퀘벡 주민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명소들이다. 그 중에 퀘벡 사람들이 건설 휴가에 즐겨 찾는 인기 여행지 TOP 5정도 꼽자면,
로랑티안 산맥에 위치한 사계절 리조트로 어느 계절에 가도 즐길거리로 가득한 곳이다. 여름엔 하이킹, 자전거, 곤돌라 전망, 골프 등 액티비티 풍부하여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우리 가족도 이곳에서 캠핑과 카누타기를 즐기며,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여행을 간다.
퀘벡주의(Quebec Province)의 수도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세 유럽풍 거리로 북미( North America)에서 유럽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외부의 침입을 막기위한 성벽, 노트르담 성당, 쁘띠 샹플랭 거리 등 볼거리 가득 가득하며, 한국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한국 관광객에게도 널리 알려진 유명한 곳이다.
토론토에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다면, 퀘벡에는 몽모랑시 폭포가 있다. 이 폭포는
나이아가라보다 83m 높은 폭포로 퀘벡꾸아(Quebecois- 퀘벡에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들의 콧대를 높여준다. 케이블카, 집라인, 다리 산책 등 액티비티 다양하며, 쏟아지는 물줄기에 여름철 시원한 자연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퀘벡 시티 근처의 농업 지역으로 와이너리, 현지 음식, 시골 풍경이 매력적인곳이로, 초기 프랑스 이주민들이 정착해서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옮겨온듯이 프랑스 문화와 마을의 느낌이 고스란히 담긴 곳이다. 여름과 가을에 인기가 있는데, 특히 가을 단풍이 환상적인 곳이다. 몇년 전 가을에 이곳에 프랑스 농가인 B&B(Bed & Breakfast)에서 가족이 하룻밤 농가 체험을 했다. 프랑스식 아침을 먹고,오래된 농가의 작은 방에서 불편한 잠을 잤던 추억이 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퀘벡에서 차로 8시간 거리지만, 건설 휴가 기간엔 가족 단위로 장거리 여행도 감행 한다. 덕분에 퀘벡과 온타리오를 연결하는 401번 고속도로는 여행하는 차들로 가득차게된다.
건설 휴가 기간( Construction Holiday /La semaine de la construction)에는 숙소와 교통이 매우 붐비므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몽트랑블랑과 퀘벡 시티는 몇 달 전부터 예약이 시작되니 서둘러야 한다!
이렇게 다양하게 휴가를 보내지만, 텅빈것같은 도심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해먹에서 음료를 들고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조용한 시간 보내는 것도 인기있으며, 도심 안에서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페스티벌을 구경하는 것도 휴가를 보내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저도 이번 퀘벡 건설 휴가( Construction Holiday /La semaine de la construction)를 맞아 글쓰기를 한 주 쉬려합니다. 아마도 이 시간은 후자의 방법으로 휴가를 즐길까 합니다.
밀렸던 책읽기도 하고, 화요일마다 디스카운트해주는 영화관에서 최신 영화도 보고…
여러분의 여름 휴가는 어떤가요?
모두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 휴가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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