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지
3대 거짓말
장사꾼들이 밑진다는 말
처녀가 시집 안간다는 말
나머지 하나가
옛날 어르신들이 늘 입에 달고 사시던 거짓말
“늙으면 죽어야지”
오늘이 딱 그랬다.
아! 나이 듦의 증표인가?
어제 먹었던 어묵국이 상하지 않게
끓여놓으려고 스토브에 올려놓고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뒷산 산책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생각나
혼비백산해서 전력질주로 내려와 아파트 현관문을 활짝 젖히고 들어오니
다행히 화재경보기는 울리지 않은 듯 아파트 전체는 조용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탄 냄새와 뿌연 연기가 집에 가득하다
서둘러 창문을 열고 냄새제거를 위해 향초도 피우고
번잡을 피우고 호들갑을 떨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아 흥건하게 젖은 티셔츠로 얼굴 땀을 닦다가
ㅎㅎㅎㅎ 실웃음이 난다
벌써 이런 나이가 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