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산책길
나의 최애의 산책길은 몽로얄(Mont Royal)이다. Mont은 산이라는 뜻이다.
다행히 우리 집에서 걸어가면 8분이면 이곳에 닿을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나는 마음이 심란하거나 머리가 복잡하고 속 시끄러울 때 이곳을 자주 찾는다.
꼭 그렇지 않아도 나는 이 산을 자주 오르락내리락한다.
요즘은 기온이 갑자기 오르기 시작하고, 봄 비도 자주 내려서인지 금세 초록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저녁 먹고 남편과 아들을 대동하고 저녁 산책을 나갔다.
생각 보다 사람들이 많았고, 저녁 8시가 가까이 되었는데 아직도 해가 나무 끝에 걸려 있는 걸 보면 날이 길어진 게 분명하다.
삼삼오오 모여서 여유롭게 이야기하는 모습과 봄이 되어 찾아온 청둥오리 부부의 걸음이 한가롭다.
곧 아기 오리들( duckling)들이 헤엄쳐 나올 것을 기대한다.
호수에 앉아서 새들이 날아오르고 호수에 다시 착륙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평화롭다.
일상을 정리하는 이 시간, 자연에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게 느껴지는 시간이다.
나도 한 참을 벤치에 앉아 있다가 어둑어둑해진 숲길로 다시 집으로 향했다.
별거 없는 하루
그 별거 없음이 사실은 나의 일상의 쉼표가 된다.
천천히 걷는 걸음
그 걸음이 또 나의 일상이 되고
글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나와 같이 별거 없는 하루의 여유를 즐기게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