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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레양 Aug 13. 2022

인스타그램에 바란다

[NFT 플랫폼] 추천 알고리즘을 넘어서

맛있는 음식에 진심인 나는 수년 째 인스타그램에 먹부림을 기록하고 있다. 2천 개 넘는 피드의 대부분은 음식 사진이다. 주변 네트워크를 통해 얹은 맛집 정보를 지도에 마킹해두고 만나는 사람들과 상황에 맞춰 나름 엄선한 후 방문하기 때문에 맛에 대한 디테일은 남기지 않는다. 대신 기대 수준과 차이가 컸던 곳은 피드에 올리지 않는 편이다. 몇 년을 아카이빙 한 음식 사진 때문인지 간혹 비지니스 계정에서 사진에 대한 사용 문의가 있다. 처음 몇 번은 정중히 거절합니다라고 답변했으나 지금은 거절합니다라고 간결히 의사 표현한다. 나는 내돈내산, 지인들과의 맛에 대한 추억을 '깨알 같은 출처 표기'의 대가로 공유하는 방식에 부정적이다.


숏폼 콘텐츠의 대세로 인스타그램은 경쟁사보다 한 발 늦게 릴스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최신성, 관계성, 관심사에 따른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피드가 상위 노출되는 걸로 알려져 있고, 뇌피셜이지만 사진보다 동영상의 도달률을 높여주는 포맷 편애가 추가된 듯하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경쟁 우위를 위한 플랫폼의 푸시 전략인지 숏폼에 익숙한 사용자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인지 동영상 추천 빈도가 부쩍 늘었다. 서비스 정책 변화에 이내 스며들만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랜 기간 사진으로 소통해 온 습관 탓인지 인친이 봤다는 동영상 추천 피드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NFT아트 제작이 가능한 NFT아트소스 팩 - 게티이미지뱅크 (gettyimagesbank.com))에서는 NFT 아트 제작에 필요한 이미지+동영상 결합의 아트 소스 팩을 판매 중이다. 보다 본격적으로 게티 이미지는 파니틱스(Fanatics) 산하 NFT 스튜디오 캔디 디지털(Candy Digital)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약 5억 개의 라이브러리와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NFT를 출시한다고 예고하였다. 새로운 디지털 포맷 하에 어떠한 경험과 수집을 가능하게 할지 사뭇 궁금하다.


대개 잘 만든 NFT는 콘텐츠 기획, 기술 결합, 서비스 운영의 3박자를 갖추는데 론칭 단계 간과하기 쉬운 것이 서비스 운영이다. NFT는 거래가 활발할수록 가치가 상승되므로 콘크리트 지지층 확보 및 신규(또는 대기) 수요 확대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이다. 또 거버넌스가 있거나 컬렉터블 성격이 강할수록 유틸리티에 대한 요구가 많기 때문에 이를 위한 NFT 홀더 파티 등 멤버십 프로모션도 서비스 운영의 주요 요소이다. 소통 창구는 트위터, 오픈챗, 디스코드가 메인으로 특히 디스코드는 한 서버에 여러 개의 서브 채팅방을 만들 수 있는 기능 덕에 화이트리스트 관리 등 멤버십 운영이 용이하다.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광고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게임용 음성 채팅 서비스로 시작하여 익명의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로 성장한 경우라 게이머 커뮤니티가 가장 활발하지만 크립토 유저가 몰리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현재 디스코드는 20조 가치에 국내 사용자만 400만 명 이상이다. 다만 직관적이지 않은 UI/UX는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익명성 때문에 범죄나 분란에도 취약하다. 하여 NFT 대중화에 힘입어 디스코드를 대체하려는 플랫폼들도 속도를 내는 듯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주 비용은 높아지니깐.   


다시 인스타로 돌아가, 인스타그램은 크립토 유저, NFT 홀더 그리고 NFT 거버넌스가 주력하는 플랫폼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기존 고객과의 타깃 교집합이 적고 플랫폼 또한 미션 수행, 회원 등급 관리 등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인스타그램이 앞 서 언급한 게티의 NFT 마켓을 벤치마킹하여 사용자가 매일 같이 생산하는 이미지와 동영상을 NFT로 민팅 및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장되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알고리즘에 의한 푸시로 콘텐츠를 소비를 강요하기보다 생산적인 액티비티로 참여의 동기를 강화할 수 있지 않을까.


히토 슈타이얼:데이터의 바다

얼마 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전시 중인 <히토 슈타이얼:데이터의 바다>를 관람하였는데, <미션 완료: 벨란시지(Mission Accomplished: Belanciege)>라는 작품에서 “인스타와 같은 소셜 프레임에서 사유화된 데이터로서의 사진은 자기 브랜딩을 위한 형식으로, 사업적 지위를 축적하기 위한 도구로 상업화의 원재료가 된다"라고 말했다. (인스타 같은 SNS 상에서의 검색과 달리) 구글 검색이 나의 소셜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MZ의 구글 검색 활동이 줄어든다고 하니 같은 맥락으로 공감 백배이다.


여기에 더해 UGC(User Generated Contents)가 또 다른 UGC로 재생산되어 돈이 만들어지는 플랫폼 경제가 실현된다면 인스타그램을 방문하는 것이 아닌 출근하는 일이 될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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