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낳고보니 꿈이엄마 Jun 09. 2021

방법 7. 인과 관계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

1장. 신생아부터 말문이 트일 때까지 말걸기

방법 7. 인과 관계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


 떻게 뭘 알려줘야 할까, 아니 알려주지 않아도 알게 될 테지만 그래도 무엇을 해야 할까, 의 고민이 담긴 7번째 방법. 앞의 방법들에서는 주로 명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동사에 가깝다. 일곱 번째! 인과 관계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이다.


 예시를 봐보자.

 '불을 켜보자, 환해졌네!'

 '불을 꺼보자, 어두워졌네!'

 '냉장고 문을 열자, 앗 차가워!'

 '뜨거운 물컵을 만지면, 앗 뜨거워!'

 '옷을 벗자, 아이 추워'

 '이불을 덥자, 따뜻하다'

 '밥을 먹으니, 배가 부르다'

 '창문을 열자, 바람이 부네, 아이 시원해'

...


 일상 속의 많은 부분들이 인과를 담고 있고 의사 결정에는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므로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처음에는 주로 '불을 켜보니 환해졌다'와 같이 주변의 변화가 아이에게 즉각적으로 보이는 것에서 그 상황을 설명하는 것 정도로 시작한다. 이때 처음에는 '불을 켜자, 환해졌네'와 같이 동사로 간단하게 말을 하다가, 익숙해지면 '~니까'를 항상 붙여서 '불을 켜니까 환해졌네'로 말을 해서 인과 관계를 인식시킨다. 이 '~니까 ~하다' 구문을 위해 처음에는 전등불을 켜고 끄는 것과 같이 직관적인 감각 영역에서 먼저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점차로 추상적 부분까지 확대해 나간다. 복잡한 과정인 듯 보이거나 무슨 애기한테 매번 생각하고 말하나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굉장히 많은 일상의 행위들이 인과를 담고 있으므로(응가를 했으니까 엉덩이를 씻자, 손에 묻었으니까 손을 씻자, 엉덩이를 씻었으니까 수건으로 닦자 등등...), '~니까'라는 구문만 인지가 되면 아이들이 언어 인지뿐 아니라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매우 높아진다. 또한 경험 상 많은 횟수를 말하지 않아도 애들은 습득력이 빠르다. 뭐 천재로 태어나서 영재를 거쳐 둔재로 자란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 상황 파악 능력, 소위 눈치가 있어야 사회생활을 잘한다~라는 이야기가 어린아이에게 어인 말이냐 하겠지만, 아이도 상황 파악 능력이 좋아야 엄마와 애착 형성도 더 잘되고, 책을 보여줄 때도 인과를 통해서 이해도 더 잘하고, 자기의 안정된 공간을 빨리 파악해 그 안에서 자기 조절 능력도 커진다고 본다.


 아이는 이미 세상의 이치를 다 알고 태어나서는 커가면서 오히려 더 어려지는 것이 아닐까, 나를 보며 빙그레 웃는 모습을 보면 나의 스승이 내게 왔구나 하는 생각이 때로 든다. 말을 배우고 세상을 느껴가면서 뱃속에서부터 알고 있던 진리를 하나씩 까먹는 거겠지. 인과를 알려준다고 말하며 적고 있자니 부끄러운 마음이 슬며시 든다.

이전 08화 방법 6. 종류를 나타내는 말을 단어 뒤에 붙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