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메모 No.6
오늘 아침,마음에 와 닿는 시 한 편을 발견했습니다.
달팽이의 말씀/김추인
그의 문체는 반짝인다
은빛이다
또 한 계절 생을 건너가며
발바닥으로 쓴
단 한 줄의 선연한 문장
'나 여기 가고 있다'
마침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12월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올 한 해는 어떤 걸음으로 어디를 누비고 다녔는지, 또 얼마나 많은 일들을 위해 내 발로 직접 뛰어다니며 흔적을 남겼는지 생각해 봅니다.
내 걸음이 좀 느려서 다른 사람들보다 한참 뒤쳐져 있었던건 아닐까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마흔을 넘기고 나서부터는 서두르고 싶지 않습니다. 책을 읽더라도 천천히 곱씹으면서, 여행을 하더라도 구석구석 둘러보며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어졌습니다.
12월의 남은 시간들도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가겠습니다. 일년이라는 기억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면서 말이죠.
'나도 여기 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