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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향 Nov 02. 2019

천 원의 문화공감-가을편지

기타리스트 함춘호-마음을 녹이는 따스한 포크송 멜로디

10월 31일, 아침부터 단톡 방에는 가수 이용의 히트곡 '잊혀진 계절'이 올라왔습니다. 아..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밤이구나!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은 왠지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니 그것도 참 웃기죠? 마침 마포 문화재단에서 '가을 편지'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한다기에 얼른 달려갔지요.


이번 공연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마포 구민들을 위한 특별한 공연입니다. 단돈 천 원으로 누구나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천 원이라고 해서 절대 어설픈 공연이 아닙니다. 이미 2015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천 원의 문화공감'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8년까지는 홀수 달마다 진행했고, 올해는 4, 8, 10월 세 차례 진행했네요. 내년에도 '천 원의 문화공감'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공연의 정식 제목은 <기타리스트 함춘호와 함께 하는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포크송 멜로디-가을편지'>입니다. 함춘호 님의 기타 소리와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박수소리로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노래 없이 기타 연주와 건반 소리에 맞춰 '가시나무'를 첫 무대에 올렸는데, 애잔한 멜로디가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어 함춘호 님의 자작곡 '새벽'을 연주한 다음 객석을 향해 '초우'를 부를 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이내 기타로 '초우'를 연주하기 시작했고 관객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초우'를 따라 불렀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정말 신기하게도 합창단들처럼 노래를 잘하는 것입니다. 또박또박 노랫말을 이어가며 끝까지 함께 부르는 것을 보며, 왠지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찌릿했답니다. 예상치 못했던 떼창으로 가슴 뭉클했습니다. 관객들 연령대를 짐작하시겠죠? 지금도 저는 '초우'의 첫 소절 '가슴속에 스며드는 고독이 몸부림칠 때...'가 자꾸만 맴도네요. 함춘호 님의 관객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꽤 인상적이었던 모양입니다.

함춘호 님의 기타 연주가 아무리 주옥같아도, 보컬 없이 연주만 했다면 조금 지루했을 거예요. 다행히 젊은 보컬 김광용 군과 이한솔 양, 매력적인 목소리 소울맨(강태우)님, 건반 박용준 님과 신가희 님, 첼리스트 이재행 님 등을 함께 무대에 초대하셨습니다. 건반과 기타 그리고 첼로의 어울림도 좋고, 개성 있는 보컬들의 노래도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시간이었습니다. 보컬 강태우 님의 목소리로 들었던 '아리랑'은 더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시월의 마지막 밤을 특별하게 보내고 나니,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아쉬운 마음과 따스한 마음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늘 생각하지만, 가까운 곳에 마포아트센터가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먼 발걸음 하지 않고도 수준 높은 공연들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해마다 좋은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관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새로운 공연 소식을 기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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