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올해 꼭 이것만은!
1분 안에 선택하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늘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자신의 취향이 분명하고, 주관이 뚜렷해서 무얼 하든 망설이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이다.
ㅡ뭐 먹고 싶어?
ㅡ뭐 하고 싶어?
ㅡ어디로 갈래?
ㅡ어떤 게 좋아?
ㅡ좋아하는 000이 뭐야?
이런 질문을 받으면 일단 머릿속이 무중력상태처럼 휑한 느낌이다. 가령
ㅡ뭐 먹고 싶어?
라는 질문을 받으면 빙글빙글 생각들이 떠돌아다니는데, 이유는 아무래도 무난한 내 식성 탓인 것 같다.
ㅡ글쎄... 딱히 생각나는 게 없네. 난 다 괜찮아!
싫어하는 음식, 못 먹는 음식이 없는 관계로 매번 특별히 먹고 싶은 음식이 '팍 '떠오르질 않는다. 나는 한. 중. 일. 양식. 분식 어떤 걸 먹어도 문제없다. 그래서 내가 먹고 싶은 것보다 상대방이 뭘 먹고 싶어 하는지 더 궁금해진다. 상대가 먹자고 말하는 메뉴를 듣는 순간, 나도 그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많다. 이 음식은 이래서, 저 음식은 저래서 맛있겠다 싶고, 또는 내가 상상도 못 한 메뉴를 말해줘서 오래간만에 먹을 수 있어 엄청 반가울 때도 있다.
게다가 상대방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내 선택은 더 어려워진다. 내가 먹고 싶지만 상대가 그리 좋아하지 않을 것 같고, 상대가 아예 못 먹는 것도 있고 해서 생각이 복잡해진다.
우물쭈물 망설이다가 내가 다시 반대로 물어본다.
ㅡ넌 뭐 먹고 싶어?
말할 것도 없다. 이즈음 되면, 대부분 짧은 시간 안에 메뉴가 결정되곤 한다.
가끔 친구가 내게 물어본다.
ㅡ넌 못 먹는 게 뭐야?
내 대답은 간단하다.
ㅡ없어! 못 먹는 게 아니라 안 먹는 거 몇 가지는 있지만.
'뭐든 다 잘 먹는다'는 말이 듣기 좋은 소리 같지만, 가끔 나도 못 먹는 게 좀 있어서 입맛 까다롭다는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아파서 못 먹는 사람들한테는 미친 소리로 들릴 테니 죄송합니다만ㅠ) 나이 들면 소화기능도 떨어지고 입맛도 없어진다는데, 아직은 웬만해선 탈이 없고 배꼽시계가 수시로 울리는 걸 보면, 내 입맛은 까다로워질 확률이 별로 없다.
올해 첫 결심은 이렇다.
누가 나한테
ㅡ뭐 먹고 싶어?
라고 물어보면 망설이지 않고 1분 안에 답하는 것이다.
지금 글을 쓰는 순간에 이 질문에 답해볼까? 아! 여전히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1분 안에 결정해야 하니까. "나는 지금 지글지글 삼겹살에 소주 한잔 마시고 싶다!" 1분 안에 결정했다! 예스!
<우유부단함이 습성화되어 있는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은 없다.>ㅡ월리엄 제임스
※나의 우유부단함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전※
1. 순간적인 판단력 기르기 연습
2. 내 결정에 자신감 갖기.
3. 내 취향, 기호 세심하게 관찰하고 기억하기.
4. 글쎄, 아마도, 괜찮아 라는 말 줄이기.
5. 다 좋아, 뭐든 상관없어라고 말하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