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요즘 들어 몸에서 깜빡깜빡 경고등이 들어온다. 목, 팔, 허리, 종아리, 발바닥까지, 병원을 가봐야 하나 자꾸 신경이 쓰인다. 이러다 괜찮겠지 하고 지내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신호가 온다.
증상이 더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받자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병원을 들락거렸더니 병원비가 엄청 나왔다. 그렇다고 완치가 되는 것도 아니다. 아픈 곳을 쓰지 않아야 낫는다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 아팠던 곳이 또 아프다. 결국 내 몸한테는 미안하지만 적당히 부려먹고 다시 고쳐쓸 수밖에.
우리 강아지 토리도 만만찮다. 작년 하반기 내내 관절 문제로 재활치료에 약물치료 병행했다.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했다. 덕분에 걷지 못했던 토리가 지금은 잘 걷는다.
그러던 어느 날은 아랫배 쪽에 검지손톱 만한 종양 발견, 제거 수술받고 싶어도 간수치가 너무 높아서 수술은 무리라고 했다. 다행히 악성종양이 아니라 자라나는 속도가 아주 느리다.
최근에 오른쪽 눈이 눈곱으로 뒤덮여서 병원을 갔다. 각막 검사 결과 이상은 없는데 노화가 원인일 수 있다 했다. 주사 맞고 안약 일주일, 먹는 약 2주일 처방받고 지금은 괜찮다.
사람도 강아지도 나이 들면 아픈 데가 하나씩 늘어난다. 나랑 토리 모두 1~2년 사이 갑작스레 겪게 된 일이다. 누가 누가 더 아픈가, 누가 누가 병원비를 더 많이 쓰는가 내기라도 하듯 막상막하다.
토리는 16년 차 푸들, 사람 나이로치면 85~90살이다. 아프긴 해도 나이에 비해 건강하다. 골골 3년이라는 말이 토리한테도 먹혔으면 좋겠다. 그리되면 강아지로서 최장 수명까지 살게 되는 셈이니까.
아직 나는 토리를 우리 '애기강아지'라고 부르지만, 할머니 강아지다. 걸음도 행동도 느릿느릿, 세상 다 안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볼 때면 관록이 느껴진다. 말만 못 할 뿐이지 분위기 파악도 잘하고 말을 다 알아들는 것 같아서 어떨 땐 조금 무섭다.
몸이 고장 나기 전에 미리 잘 보살피고, 아껴가며 사용해야 한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비해 일상 속 걷기나 스트레칭을 거의 하지 않는 습관,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밴 것 같다. 조금만 아파도 병원치료에 의존하는데, 진짜 뻑하면 병원으로 쪼르르 달려간다. 그래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운동을 즐겨하던 좋은 습관을 되찾아 내 몸을 단단히 다지는 게 시급하다.
토리야. 내 말 잘 알아들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