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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로지 Jun 29. 2023

워킹맘으로 첫 출근 날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아 참 나 애엄마였지

다시 일할 수 있을까 로 시작해서 2년 6개월 만에 워킹맘이라는 새로운 배지를 붙이고

출근한 첫날.


그날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아이 생각 안 나세요?’였다.


아이를 낳은 후에 첫 출근이어서 그런지 내게 그런 질문이 낯설게 느껴졌을 뿐만 아니라

예상외의 내 대답에 나도 놀랐다.

‘흠… 그렇게 생각은 안 나네요.’


첫 출근에 대한 설렘과 걱정이 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들을 뒤엎고 있는 듯했다.

마치 그 질문을 들었을 때 나는 순간적으로

‘내가 애가 있었나’하는 찰나의 생각까지도 했다.


참 신기하게도 회사에 출근하고 나면 나는 엄마도 아내도 아닌 그저 나로서 느껴진다.

전업맘으로 살아갈 때는 느껴보지 못한 존재, 아니 늘 있었지만 누구도 불러주지 않아서 잠시 잠들었던 나라는 존재가 여기선 본캐가 된다.


여기선 누구도 나를 ㅇㅇ엄마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일까.

오랜만에 만난 나라는 그 본캐가 반갑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아직 정확하게 내 본캐와 부캐들 사이의 비중과 역할이 명확하진 않은 요즘이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난 지금

회사에서 보내는 일과 중에 아이가 생각날 때는 3번 정도 있는 것 같다.


1. 막 집을 나온 출근길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아이의 가방 챙기기.

   아이 어린이집 가방에 넣어줘야 할 준비물을 까먹은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체크하고 미리 꺼내둔 아이의 옷이 적당한지 날씨를 다시 체크해 본다.


2. 어린이집에서 보내온 사진들을 볼 때

   바쁜 일과 중에 가장 행복할 때가 어린이집에서 아이의 사진을 보내주는 시간이다. 내 하루를 힘나게 해주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3. 퇴근길 집까지 걸어가는 그 시간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는 별생각 없다가도 내려서 집까지 걸어가는 그 10분 동안 꼭 아이가 생각난다. 뭐라도 맛있는 걸 사갈까 하기도 하고 얼른 가서 아이가 오늘 뭘 하며 놀았는지 듣고 싶기도 하다.






내 마음속으로는 2-3년 정도 일하다가 또다시 전업으로 살 계획이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다시 한번 잘해보고 싶어서 돌아왔으니 그 과정들을 겪어 보고 나서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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