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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로지 Jun 26. 2023

퇴사하고 재취업해도 괜찮나요?

괜찮지 않지만 괜찮아.

요즘 내가 종종 듣는 질문이다.


‘퇴사하고 재취업해도 괜찮을까?

네가 해봤으니까 알 거 아니야.‘


나는 보통 그 질문을 받으면 조금 망설인다.


질문은 하나인데 상대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단 나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지 묻는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지체 없이 그만두라고 한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건 결국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나 자신보다 중요한 게 있을 리 없으니까.


만약 그만두게 된다면

아래 3가지를 꼭 감안하고 염두하라고 한다.


1. 다시 재취업할 시기를 정해두기

   6개월이던 1년이던 본인이 충분히 쉬었다고 생각될 만큼의 기간을 꼭 마음속에 정해둔다. 그래야 난 언젠가 다시 돌아갈 사람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다.


2. 뭐든지 한다. 하고 싶었던 일이던 뭐든

  은퇴한 것이 아니고서야 인생에서 잠시 멈추고 쉬는 기간은 정말 특별한 시간이다. 나이가 들어서는 못할 일들도 많을 것이다. 꼭 해보고 싶었던 일들에 도전하면 많은 의미가 남을 것이다.

그래서 1번의 재취업 시기를 마음속으로 정해두는 게 중요하다. 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해 줄 테니까.


3. 재취업 시장에서 어쩔 수 없이 약자가 된다.

  공백기로 인한 불리한 점과 연봉협상 등에서 어쩔 수 없이 약자가 된다. 이건 감안해야 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재취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상황적인 변수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불리하게 작용하는 부분은 본인만의 이야기로 만들어 내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도 있다. 그래서 2번이 중요한 것 같다. 그 공백기 동안 내가 뭘 했는지, 그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증명할 테니



나는 답변을 줄 때 경제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내가 백수로 살아보니 백수는 아껴 쓰면 아껴 쓰는 대로 아님 그동안 모은 돈으로도 살아갈 수는 있기 때문이다.


보통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 이들은 몸과 마음 모두 지쳐 보였다. 돈은 이런 이들 앞에선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만약 아직 돈 때문에 망설여진다면 휴직이라는 다른 카드도 있다.


하지만 내가 휴직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완전히 그 연결을 끊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휴직이라는 건 또 어떻게든 그 조직에 돌아가야 한다는 거고

그런 안전한 보험이 있으면 나는 또 현실에 안주하게 될까 두려웠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마지막엔 이렇게 말해준다.


‘ 돈, 커리어, 공백기, 출근길의 커피 한잔, 동료들과의 소소한 대화 이런 걸 생각하면 괜찮지 않아.

그런데 날 생각하면 괜찮은 선택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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