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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Naomi
Feb 24. 2022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직관, 관심, 궁금증
지나간 희미한 옛 사랑을 돌아보니, 상대방에 대해 제대로 알기 전에
만남이 시작된 게 아니란 걸 알았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지만, 상대방에 궁금하다는 그 시그널이 이성에 대한 관심이며,
특별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었으니깐!
돌아보면 그렇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느낌과 몇몇개의
단서만으로 우리들은 사랑이라는 큰 조각을 맞춰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마그리트 "연인"
끝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나의 옛사랑을 돌아보며, 그 실패에는 필경 상대방을 잘 알지 못해서
시작된 문제로 인지했다. 하여
앞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면 그런 충동적인 감정보다는
함께 하는 시간 속에 그냥 본연의 내가 될 수 있고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꾸밈 없이
만날 수 있는 우정을 기반으로 한 친구 같은 사람이길 바랐다.
연애를 많이 해보지 않았기에 이성을
유혹한다거나 그런 스킬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자타공인이었다.
그저, 내가 잘하는 것은 애매한 제스처를 먼저 보내보고 이 제스처에 맞장구를 쳐주는
이라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당겨봤던 거 같다.
몹시도 고독한 계절을 여러번 보내며... 나에게도 묘한 사랑의 감정이 찾아올 수 있을까?
1년, 2년, 3년.... N년 그렇게 고독감에 익숙해 질무렵. 이젠 정말 누군가를 자연스럽게 만나기도
어려운 때란 걸 직감하고, 혼자서 살아갈 생각을 하며, 연애에 대한 기대를 점점 버리게 되었다.
아무리 애를 써봐도 지구를 반바퀴 돌아봐도 인연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전 사랑을 종지부 찍으며 나에게 연애는 없다고 수차례 외쳐서 그랬을까?
진짜 연애는 없었다. 그냥 기대감이 사라졌다.
그렇게 살다가 맞이한 N년차의 5월,
두손을 간절히 모아 기도했다.
"주님... 이번 봄날에는... 5월이 가기 전에 운명의 누군가를 좀 만나게 해주시면 안될까요?
나의 오월에도 좀..누군가 찾아와주면 안될까요?"
그러다 지난 봄.. 우연히 시작된 통화에서... 묘한 설렘을 느꼈다.
청신한 목소리 속에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통화 목소리가 이런 사람과 연애를 한다면, 와~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얼굴을 보기도 전에 목소리에 매력을 느끼게 될 줄이야...
좋은 호감이 생겼지만, 쉽게 내색할 수는 없었다. 당연히 여자친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쉽게 나의 감정을 드러내기에는 그 때는 너무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그럴 조건이 그닥 없었다.
봄에서 무더운 여름으로 지나갈 무렵, 우연히 함께 몇 십분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함께 길을 걸어가는 시간... 물리적인 나이와 키를 넘어서는
듬직함이 느껴졌다. 신기했다.
그때도 그 감정을 밟아줬다. 그냥 좋은 감정이겠거니.... 근데 낯설었다. 이전과는 다른 차원으로 느껴진
이성에 대한 관심이... 용기를 내어 먼저 연락을 해보고, 다가가려고 하면, 상대방은 그 만큼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 그냥 두었다.
유미의 세포들
이제는 나를 밀어내는 사람을 나의 사람으로 당기는 것에 지칠대로 지친터라 그냥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만남이 아니면, 인위적인 노력을 쏟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 관심 없는 사람은 나에게 먼저 연락할 일은 전혀 없으니깐...연락이 없다는 것은
나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는 것을 이제는 너무도 잘 아는 나이가 되어버렸으니.
뭔가 석연치 않으면서도... 그냥 나한테 관심이 없는 사람을 당길 매력이 없기에 그냥 거기까지라고
두고 나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돌아보니,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과
이성
안에서
결정되는
감정은
아니었다. 그냥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관심과 궁금증에서 시작되는 것이었다.
인지 능력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어떤 힘이 운명이라는 어떤 요소가 이미 우리를 이어주고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무의식 속에 작용하는 끌림에 반응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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