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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omi Oct 13. 2022

권태감이 밀려오는 회사 생활

권태감에 사로잡혀 일하고 있는 나날들

좀 나아지는가 싶더니만, 요 근래 내가 맡고 있는 업무, 내 상황에 대한 권태감이 몰려왔다.

회사에 큰 기대없이 다니고, 그래서 선택한 오피스 매니저라는 업무에 대해 나의 열의는 점점 식어가고 있었다.

분명히 처음에는 일은 일일 뿐이며, 야근이 없이 work&life 밸런스를 갖춰서 일하고 여과 생활을 누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요새 들어 이 일에 대 권태감이 밀려오고 있다.


매번 애매하게 누군가가 벌여놓은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는 생각에 언제까지 이래야하나 싶고?

출근을 하자 마자 간식과 커피 머신을 돌아보고 챙기고 있고, 간혹 직구한 커피 머신에서 어떤 에러 메세지라도 뜨면 그걸 고치기에 바쁜 나의 직업병적인 태도를 보며

종종 피곤함이 몰려온다.



나만의 집을 아직까지 가져보지 못한 나는

공공 시설에 대해 그냥 무난하게 지나가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만 있고 누군가 하겠지 하던 일을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주인 의식이 이젠 회사 살림꾼으로 전락한 기분이 들었다.


그저 내 공간만 내 취향대로 꾸미고, 관리하고 싶다는 나의 세계로 치달을 때가 있다.

내가 이럴려고 어려운 공부했나? 라는 현타가 올 때가 있지만 결국 조직 안에서 이뤄지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갖춰지지 않고,

일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결국 기본체력이 부족한 일할 맛 나지 않는 회사이고 결국 사기 저하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매번 오피스의 비품 하나가 행여, 없게 되면 오게 될

"매니저님.... 이거 떨어졌어요?" 이런 이야기가 너무 도 듣기 싫은 나는... 한번에 쟁여놓고 사게 되었다.


주차쿠폰이, 원두커피가, 오피스 간식이, 휴지가...

 혹은 종이가 이런 갖가지 것들을 하나하나 신경쓰는 일이 너무 피곤해지면서 진짜 권태감이 들었는지 모른다.


겉보기에 화려한 일을 하지 못하고, 이런 어드민한 일을 처리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그동안의 직장 경력에서 내가 끈덕지게 한 분야를 파고들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었나?자책에 빠 때가 있다.


어쩌면 직업을 대하고 있는 나 스스로의 태도가 총무, 경영지원의 일은 허드렛일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서이지 않았을까?

전문적인 업무가 아닌, 누구나 할법한 지원 업무라는 생각에 서포팅과 애매한 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는 이런 일들에 대해서 나만의 일을 하고 싶은 내게는

지겹고 뻔한 일들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조직에서 남보기에 그럴싸 해보이고, 앞에 나와서 멋진 옷을 빼입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그런 일들이 멋져보이는 것이 사실이긴하다.

그런데 지나보면, 과거의 조직에서 그런 일을 안했던 것은 분명 아닌데? 왜 이제 와서 갑자기 뒷북이며 권태감이 밀려오고 있는 것일까?

누구나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나의 경험과 노하우는 그냥 당연한 것으로 치부받고 평가 받고 있다는 생각에 현타가 오고 있는 것일까?

오늘은 진짜 딱 한달 뒤 이 곳을 그냥 떠나면, 속시원하겠다는 마음이 몰려왔다.


너무 간절했다. 딱  한달 뒤면 뭔가 자질구레한 일이 곱절로 늘어날텐데..이런 것을 그냥 다 두고 사라지고 싶어졌다.

 연말을 앞두고 또 이러저러한 일들이 많을 텐데 그런 것들을 혼자서 다 챙길 생각 갑갑한 마음이 들었다. 퇴사각이었다.


회사에서 이런 얘기를 진솔하게 터놓을 수 있는 영향력이 있으신 실장님께 나의 고민을 말씀드렸다.

이 조직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그만큼의 보상을  받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에,

동기부여가 안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사회의 언어로 냉철하게 말씀하셨다. 과거의 내 연봉의 데이타로 그러지 말 (그것은 먹힐 것도 아니다..)

회사에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기여도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말하고,  요구해보라고... 그런데 사실 그걸 못한다.



한마디로 내 주장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면서 나는 뒤에서 꿍시렁 거리고 있는 격이다.

이런 나의 속마음을 모르는 나의 외국인 상사는 제가 왜이렇게 불만이 많아 보이지? 그리고 왜 나랑 거리를 두지? 의아할것 같다.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이 안되는 것을 보면 이 부분이 나의 모자란 부분은 맞는 거 같다.



제가 너무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일까요? 한번 더 그분께 물어봤다.


"실장님은 지금 받고 계신 것이 괜찮으세요? 적다고 생각하세요?"

분명히 나보다 곱절로 받고 있을께 분명한 그 실장님은...

"아니... 나도 모자라요!" 이러시는 거다.


1년 반만 하더라도 어디라도 일을 하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하던 때가 있었는데... 정말 나란 사람은..이렇게 일관되지 못한다.

정말 인간이 이렇게 간사하다! 이전의 수차례 내 마음에 안든다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박차고 나왔던 감정적인 치기 어린 태도를 잠재우며

(사실, 그냥 다 두고 나오면 너무 속시원할 것 같지만...)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가며 그 월급을 포기하지 않고

목표로 하는 그 액수에 도달할 때까 나의 재산을 증식할 수 있는지 인내해봐야겠다.



믿는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어느 순간 나의 태도는 여느 믿음이 없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데 가장 중요한 어떤 것을 놓쳤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너무나도 세상적인 기준과 인과의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으니, 현재의 나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거였다.

과거의 내가 어제의 내가 비교 기준이 되어야하는데 다른 세계에서 살다온 사람들과 왜 나를 비교하고 있을까?



사람이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노력해도, 결국 나는 그분(하나님)의 손안에 있데..

내가 아무리 힘을 내고 나의 공을 쌓아도 한순간에 그런 것들을 무너뜨릴 수 있는 분이 하나님(그분)신데..



이 생각이 조금씩 깨달아지니

삶이 권태롭다고 느끼고 있는 이 간사한 나의 모습을 그분 앞에 회개하고 어떻게 이 시기를 잘 극복해갈지..

그분의 길로 인도해달라는 기도 바뀌었다.


결국 나의 이런 간사한 마음도 내 권태로운 삶도 그분 손에서 다시 새로워질 수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부족한 나를 내려놓고, 강하신 그분을 바라보며 합력해 이 모든 상황속에서 선을 이뤄가시는 주님을 믿어보기로 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지금의 일터에서 나는 그분의 매뉴얼에 따라 일해야하는 훈련을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꾸 스스로를 깍아먹는 행동은 그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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