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전반기와 후반기

by 이상현


인생의 전반기가 끝났다. 끝났다고 쓰고 마침표를 찍고 나니 내가 여태껏 살아온 삶이 무척 보잘것없이 느껴지고 만다. 그래서 인생의 전반기가 지났다고 정정하겠다.

어떻게든 살아냈다.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들이 있고 그럼에도 순간순간 떠오르는 기억들이 강렬하게 여운을 남기다 바스러진다. 사람은 좋은 기억을 추억으로 삼아 살아가는 게 맞나 보다. 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 의미 없게만 보았던 사물들... 스스로 삶에 대한 답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고통을 견딜 자신이 없어 외면했던 나날들. 가만히 앉아 숨을 고른다. 어둠 속 고요는 정제된 시간처럼 느껴진다.

인생이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뉜다면, 인생의 후반기는 전반기에 비해 좀 더 괜찮은 삶이길 바랄 뿐이다. 그건 곧 삶에 있어 좀 더 괜찮은 내가 되어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후반기에 어떤 큰 기대나 설렘은 없다.

어떠한 인생으로 끝맺음을 하고 마침표를 찍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럼 살아내자. 살자.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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