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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Apr 14. 2017

사랑에 관한 또 다른 이름, 운명.

북극의 연인들(1998)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훌리오 메뎀.

출연 나즈와 님리, 펠레 마르티네즈, 페루 메뎀, 사라 발리엔테, 빅토르 유고 올리베이라, 크리스텔 디아즈 등등.


당신은 눈앞에 놓인 사랑의 운명을 믿나요? 그 어떤 것이라도.


어느 날, 8살의 어린 '오토'는 방과 후 멀리 굴러가는 축구공을 쫒다 우연히 한 여자애와 마주친다. 편안했던 오토의 일상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8살의 어린'안나'는 방과 후 어머니로부터 아버지의 사고 소식을 듣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작정 달리는 안나는 자신을 쫒아오는 남자애와 마주친다. 안나는 죽은 아버지가 환생했다고 믿게 된다. 오토와 안나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이혼한 아버지, 사고로 남편을 잃은 어머니의 결혼은 오토와 안나를 오누이로 한 가정에 밀어 넣는다. 하지만 오토의 안나를 향한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간다. 영화는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오토와 안나의 마음을 각각의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우연 같은 사랑은 이름에서 시작되었다. 오토(Otto)와 안나(Anna)는 앞으로 읽어도, 뒤로 읽어도 같은 회문을 가진 이름이었다. 이들의 이름은 비극이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10대가 된 오토와 안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둘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오토와 안나는 단 한 번도 의심하지도, 불안해하지도 않는다. 동시에 그들에게는 끊임없이 연결고리가 나타나 서로를 이어준다. 영원할 거 같은 사랑. 하지만 슬픔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오토의 어머니가 자살하자 오토는 어머니와 같이 살지 않은 자신에게 깊은 죄책감을 느끼며 안나를 떠난다. 오토에게는 어머니와 안나를 향한 사랑의 이름은 같았다. 


오토와 안나의 마지막 연결고리는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땅, 북극 권에 속하는 핀란드였다. 그곳에서 서로를 기다리는 오토와 안나. 오토와 안나의 사랑은 비극이었지만 아름답고 뜨거웠다. 인생은 여러 개의 원을 그리며 운명이 교차해 언젠가는 모든 일이 일어나고 영원한 것은 없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다. 또한 이국의 아름다운 장면과 오토와 안나의 시선에 따른 내용 전개에 의한 감동은 놀랍기만 하다. 더욱이 놀라운 점은 2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라는 사실이다. 


오토와 안나의 만남은 비극이었을까? 아니면 그들의 운명이 비극이었을까? '북극의 연인'들은 감상으로만 머물지 않고 비극으로 끝나는 오토와 안나의 삶의 아픔과 사랑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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