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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Jun 24. 2018

가장 큰 상처는 나 자신의 나약함.

주말 내내 잠을 자고 느지막이 집 근처 공원으로 반려견과 산책을 했습니다. 반려견이 아니었다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을, 반려견을 집 밖으로 데리고 나오기 위한 약간의 의무감이 따르기도 했습니다. 유모차와 함께 하는 젊은 부부, 손을 맞잡은 커플, 편한 복장에 슬리퍼를 신은 노인들. 걸음걸이가 느린 사람들, 주말 저녁에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저 또한 반려견이 이끄는 대로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길어지는 해를 따라 제 몸은 땀으로 젖어 갑니다. 


갑자가 반려견이 짖기 시작합니다. 팽팽해진 반려견의 목줄을 따라 시선을 주니 다른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한 젊은 사람이 보입니다. 그 젊은 사람의 강아지도 목줄이 팽팽해집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뒤 따라옵니다. 이어서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휴, 시끄럽네.' 주말 저녁의 여유로움이 무뎌진 기분에 저는 서둘러 반려견을 안았습니다. 젊은 사람은 슬금슬금 강아지를 데리고 자리를 피합니다.


그 순간 저는 어디선가 듣거나 읽은 내용이 떠오릅니다. "가장 큰 상처는 나 자신의 나약함"    

아 이렇게도 나약할 수 있을까. 나약함에 빠진 나를 느끼고 저는 자신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줍니다. 아무래도 괜찮지가 않습니다. 어쩌면 모든 것의 상처는 스스로가 자신의 마음에 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말해 봅니다. 스스로 마음에 상처를 내며 가슴 아파하지 않기를. 그리고 가장 일반적이고 당연한 것을 너무 쉽게 간과하지만, 그 일반화를 다시 한번 떠올립니다. 사는 데로 생각하지 말고 생각하며 살자.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는 하늘 저 먼 곳의 별을 찾아보며 저는 이렇게 주말을 마무리합니다. 무뎌진 주말 저녁의 여유로움, 잠을 자고 일어난 뒤 한 주의 시작과 함께 다시 주말이 돌아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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