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는 알 수없지만 아득해지는 글을 읽고 있으면 잠시지만 위안 받는 기분이 들어, 손끝으로 그 글의 온도를 느끼고 싶어진다. 나아가 그 사람의 체온은 어떨까 궁금해 하기도 한다.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예민한 저녁, 늦은 시간 내 마음의 서늘한 온도를 느끼다 보면 하루가 주는 시간을 깊은 잠의 꿈속에서 헤매는 기분이다.
하루가 길다. 길을 걷다 문득 소스라치게 놀라 해가 진 하늘을 올려다 보며 뒤를 돌아본다. 눈앞에 보이는 광경이 기억나지 않는 꿈처럼 아득히 멀리있다. 비에 젖은 흙 냄새가 내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줄때, 나는 누군가를 떠올려 본다.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를.
금방 지쳐버린 나는 생각을 멈추고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