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나날.

동주(2015)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이준익

출연 강하늘, 박정민 등등.

지금 우리는, 나는 어떠한 시대에 살고 있을까? 

일제 강점기, 영화 '동주'는 억압을 받는 시대적 아픔 속에 꿈을 꾸는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 즉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윤동주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윤동주의 동갑내기 사촌 송몽규의 이야기를 함께 함으로써 윤동주의 내적 갈등이 더욱 부각되는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동주'에서 윤동주는 고뇌하고 시상이 떠 오를 땐 펜을 잡는 시인의 모습인 반면 송몽규는 혁명가의 기질이 다분한, 흑백 화면 속에서도 생동감이 넘치는 인물이다. 또한 영화 '동주'는 일제 시대상을 반영하기보다는 두 사람의 서로 다른 극점을 통해 오히려 시대의 아픔을 오롯이 표현하고 있다. 

1917년 12월 30일 - 1945년 2월 16일 시인 윤동주의 생은 너무나 짧았고 그의 시는 우리에게 잊고 있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부끄러움을 아는 건 부끄러운 것이 아니야. 부끄러움을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것이지."          

  

"이런 세상에 태어나서 시를 쓰기를 바라고, 시인이 되기를 원했던 게, 너무 부끄럽고, 앞장서지 못하고,  그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만 한 게 부끄러워서 서명을 못하겠습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나의 물음은 바뀌었다.

지금 우리는, 나는 무엇으로 살아가는 것일까?

서시(序詩)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