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분석 중 유동인구를 조사하다 보면 사람이 모이는 장소와 흩어지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 필자는 현장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가 단순히 오고 가는 유동인구의 숫자만 파악하고, 덜컥 상가를 매입하고 나서 제대로 된 임차인(업종과 임대료 지급여력)을 구하지 못해 후회하는 상황을 몇 차례 상담한 적이 있다.
좋은 입지란 곧 장사가 잘 될 확률이 높은 자리이다. 입지의 좋고 나쁨에 따라 업종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가와 상권을 분석하다 보면 부동산 중개업자가 "이 자리는 뭘 해도 잘 될 자리"라고 자신 있게 소개하는 상황을 자주 만난다. 이는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지급하게 될 임차인의 업종과 브랜드, 유동인구의 특성, 상권의 흐름과 변화를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상가의 모양과 유동인구만으로 상가의 가치를 판단할 게 아니라 정말 상권에 들어와서 활동하는 소비인구가 모이는 입지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좋은 입지를 고르는 것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찾는 것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도 모인다. 발품을 판 만큼 사람이 모이는 입지를 찾을 수 있다. 사람이 모이는 입지를 찾으려면 먼저 유동인구가 이용하는 교통시설부터 확인한다. 지하철, 버스(광역버스, 간선버스, 지선버스, 마을버스까지 두루 살펴야 한다) 등 대중교통과 차량을 이용하는 유동인구가 상권으로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조사한다. 그리고 이 교통시설을 이용하는 유동인구가 소비까지 하는 소비인구가 되는지, 아니면 단순히 통학, 출퇴근을 목적으로 하는 유동인구인지를 파악하여 그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어디에 머무르는지 확인한다.
사람이 모이는 대표적인 입지로는 사거리 코너형 상가를 들 수 있다. 풍부한 유동인구와 배후수요까지 있고 상가 앞에 횡단보도가 있다면 더욱 좋다. 실제로 3000세대 이상 배후에 사거리 코너 100㎡(약 30평) 면적을 가진 버스정류장을 낀 횡단보도 앞 매장은 파리바게뜨의 후보점이기도 하다. 사거리 코너형 상가는 대로변에서의 접근성과 가시성, 개방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이런 상가를 노리고 임차를 희망하는 대기수요가 많아 임차인 확보에 어려움이 없다. 경기가 어렵더라도 임대료 시세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편이라 항상 투자자들의 타깃이 된다. 이런 상권의 주변은 은행, 생필품, 병의원, 서점 등 편의시설, 집객시설이 함께 하기 때문에 사람이 모이는 입지로 꼽는다.
유동인구의 유속도 중요하다. 상가 앞을 지나는 유동인구가 많더라도 유속(유동인구의 보행속도)이 빠르면 위험하다. 유동인구의 유속이 빠르다는 사실은 목적지로 이동하기 위해 상가를 지나쳐 간다는 말이므로, 대중교통시설을 이용하여 통학이나 출퇴근의 목적이 강한 경우로 흐르는 입지이다. 흐르는 입지는 평균 유속이 1.5m/sec정도로 알려져 있다. 소비 목적의 평균 유속은 1.2m/sec으로 다소 느린 편이니 이를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