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 술쟁이의 술집탐방 by. 독버섯
사실 난 술쟁이다. 아니 술쟁이었다.
지금은 술쟁이도 아니고, 술쟁이가 아닌것도 아닌 '세미 술쟁이'다
여기서 술쟁이의 기준은 무엇인가?
1. 일주일에 술을 4번 이상 먹는가?
2. 음주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무리가 온 적이 있는가?
3. 한번 술을 먹을때 본인의 최고치를 넘게 먹는가?
4. 1년에 세네번은 술로 인해 병원을 가는가?(몸을 다치는가?)
사실 위 4가지 중 1가지만 포함돼도 술쟁이라 하기에 무리 없지만,
나는 과거 위 4가지에 모두 해당되었던 사람으로서(...)
오늘따라 술이 유독 생각나기도 하고, 그동안의 단골 술집을 소개할 겸 이 글을 쓴다. (사진만 많음 주위)
참고로 지역은 내가 살고있는 금천구~구로구 위주이다!
*지금은 술쟁이가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1. 마포 복사골 닭한마리
한때 나의 술도둑! 하지만 술을 먹지 않아도 맛있게 한끼 먹을 수 있는곳.
예전에 마포~공덕역 사이에 3년정도 살면서 내 알코올의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곳이다.
주메뉴는 역시 닭한마리!
국물이 맑으면서 그리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고 딱 감칠맛이 있다.
여긴 말그대로 소주를 먹기위해 가는 곳.
닭고기와 국물 먹으면서 1병,
칼국수 먹으면서 1병,
죽 먹으면서 1병.
절제 못하면 꽐라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아주머니도 정말 친절하시다.
단골아가씨라며 떡을 많이 넣어주셨는데... 그립다...
이사가기 일주일 전에도 이곳에서 술을 먹었는데,
아주머니께서 단골아가씨 이사가서 섭섭하다고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아른거린다...
아주머니! 곧 또 갈게요 (사실 한달전에 다녀옴)
2. 김사부 샤브샤브
직장인 유튜버 한시연씨의 영상을 보고 친구들과 처음 찾아갔던 곳.
이곳의 꿔바로우와 마라샹궈는... 진짜 최고다... 특히 꿔바로우!!
다른곳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쫀득하고 부드럽다.
마라샹궈는 3단계로 매운맛을 설정할 수 있는데 3단계는 정말 매우니 조심해야한다.
대표 메뉴는 위에서 말한 꿔바로우와 마라샹궈지만
볶음면과 물만두도 정말 맛있다.
진짜 현지에서 먹는 기름지고 느끼한 맛인데
기름의 감칠맛이라고 해야할지 육즙이라고 해야할지 뭔가 형용할 수 없는 맛이 구미를 당긴다.
복사골이 소주 도둑집이라면
여기는 맥주 or 소맥 도둑집이다. 물론 소주도 맛있지만 기름진 음식엔 역시 맥주가 들어가야 한다.
3. 삼거리 먼지막 순댓국
한때 나의 낮술 메이트였던 곳.
왜 낮술 메이트냐 하면! 이곳은 9시면 문을 닫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술을 먹기 위해 오후 반차를 쓰고 3시 부터 소주 때리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이곳은 서울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가보면 알겠지만 간판부터 포스가 장난아니고 들어가면 테이블과 의자에서 부터
그 역사가 느껴질 정도로 오래전부터 맛집이었던 느낌이 좔좔 흐른다.
이곳은 순대도 맛있지만 간이 진짜정말 최고다.
잘못 요리하면 정말 퍽퍽해질 수 있는게 간인데, 여기는 세상 부드럽다.
살면서 이렇게 맛있는 순대간은 정말 처음 먹어봤을 정도다.
간 외에도 부속과 고기들이 정말 맛있다.
그리고 그 부속들과 소주를 같이 먹으면?
그날은 부모도 못알아보는 낮술주정뱅이가 되는것이다..
이직하고 나서 한번도 못갔는데 사진보니 또 오랜만에 가고싶네...
4. 서일순대국
순대하면 빠질 수 없는곳이 서일 순대국.
신대방이 먼지막이라면 보라매는 서일이다.
두 순대국 집이 버스로 1~2정거장 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이 구간에 사는 사람들은 정말 복받았다..!
순대에 소주 한잔 하고싶은 날
오후반차를 못쓰면 서일 순대국을 갔다.
여기도 기본적으로 내장이 정말 맛있다.
특히나 오소리 감투가 진짜 쫀득한데 마치 김사부 샤브샤브의 꿔바로우 급이다.
전골보다는 순대국밥이 더 맛있으니 참고해주길 바란다.
그렇다고 전골이 맛없는건 아니다! 그냥 나는 국밥이 더 맛있었을 뿐,,,
본점이 더 느낌있긴 하지만 본점 옆에 바로 분점이 있으니
본점이 꽉차면 분점을 가면된다. (맛은 똑같음)
5. 여기가전집
여긴 정말 구로 직장인들의 로컬 전 맛집.
외부인들에겐 건너편 춘자싸롱이 유명하지만 여기도 못지않게 맛있다.
구로에 비가 내리는 날이면 춘자싸롱과 여기가 전집에 사람이 넘치다못해 터진다.
여기가 전집의 좋은점은 전+음식으로 이루어진 세트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음식맛도 좋아서 전략만 잘짜면 2차까지 쌉가능이다.
전집은 역시 막걸리.
난 개인적으로 지평 or 장수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이유는 가격대비 맛있기 때문이다.
또 저 사진을 보다보니 예전에 여기가 전집에서 막걸리를 오지게 먹고
길건너편 짱오락실에서 게임하다가 이마에 멍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6. 말뚝곱창
사실 구로하면 빠질 수 없는 곳이 말뚝곱창이다.
말그대로 구로에 말뚝박은 곱창집으로서, 구디역 근처에만 본점을 포함하여 5-6개?의 점포가 있다..ㄷㄷ
지금 내가 곱창을 잘 안먹는 이유도
구로에서 회사를 다니며 말뚝곱창에서 하도 곱창을 먹어대서 질려서 안먹는 것이다.
그래도 맛은 있다.
구색도 잘 갖춰져서 나오고. 순두부찌개가 기본으로 같이 나오는데
그냥 작게 나오는게 아니라 큰뚝배기에 실하게 나온다.
약속이 구로에 있는데 곱창에 소주가 땡긴다면 추천한다.
7. 그 외에 구로를 오신다면,,, 아래 술집들도 추천드려요.
a. 생맥주가 맛있Day: 2차로 가기 좋다. 주메뉴는 떠먹는 피자지만 다른것도 맛있다.
b. 정정아식당: 그 체인점 정정아식당 맞습니다. 닭볶음탕에 소주가 먹고싶을 때 갑시다.
c. 서초동연가: 체인점 서초동연가 맞습니다. 이모님이 고무망치로 때려주는 얼음 소주가 먹고싶을 때 갑시다.
d. 이태리부대찌개: 그 체인점 이태리부대찌개 맞습니다... 밥+버터+부찌 조합이 먹고싶을 때 갑시다.
(근처의 낭만부대찌개도 맛있으니 거기도 추천!)
지난주에 예고편으로 버섯 키우기를 언급하였으나
이번회에 갑자기 이야기가 바뀐 이유는... 버섯이 죽었기 때문이다... ㅠㅠ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담주에는 꼭 반려식물 키우는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