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양면적이다. 슬픔이 있으면 기쁨도 있다.

재정감축이 가져온 변화

by 무엉

퇴사한지 정확하게 3주가 됐다. 퇴사 직후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입금될 예정인 급여와 퇴직금을 예측하고 통장의 현금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퇴사를 선언한 것은 '회사'가 아니라 '나' 였기에, 나는 실업급여를 수령할 수 있는 조건에 해당되지 않았다. 디자이너 이기에, 당장에 마음만 먹으면 일감을 찾을 수 있기도 했다. 하지만, 월급이라는 고정 수익이 사라지는 현재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은행 통장 계좌를 열어, 움직일 수 있는 현금을 파악하고 한 달 생활비, 고정지출비, 카드 할부, 세금 등을 더하고 빼며 '나의 한 달, 생활에 필요한 돈을 파악해 나갔다.' 그리고, 현재 생활 습관에서 더 줄일 수 있는 영역을 파악해 보았다.


재정 감축 체재에서 더 아낄 수 있는 영역은? 카페, 배달 음식, 도서 비용이었다. (소비를 잘 안하는 편이라, 이것 이외에는 없었다. 다행...) 카페는 프렌차이즈의 대표 주자 별다방을 자주 갔었고, 배달 음식은 매주 금요일 밤을 장식했었다. 그리고 밥하기 싫을 때, 편리함도 선사했다. 자기계발의 이유로 한 달에 5만원 정도의 도서를 꾸준히 사 모았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구입한 책을 다 읽은 달보다 읽지 않고 지나가는 달이 더 많았다.


이 세가지 영역에 대해 나만의 새로운 체계를 만들었다. 절대적 재정 감축을 위한 나의 새로운 행동 강령이다.


1. 카페

- 아무생각 없이 갔던 프렌차이즈 카페는 가지 않는다.

- 아메리카노 1잔에 3,000원 대 / 동네 카페에 간다.

- 카페는 일주일에 최소 1회 ~ 최대 2회 까지만 방문한다.

- 집에서는 아메리카노 스틱 커피를 마신다. (카누 최고!!)


2. 배달

- 배달 음식은 한 달에 딱 1번 주문한다.

- 가격은 15,000원 이하,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한다.


3. 책

- 한 달에 1권 ~ 2권의 소수의 책을 깊게 읽는다.

- 가능하면 책은 공공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다.


행동 강령을 정하고 나니, 일상에 변화가 일어났다. 3,000원대 아메리카노를 먹을 수 있는 동네 카페를 찾기 위해 동네를 걷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많아졌고, 동네와 친해졌을 뿐 아니라 감각적이고 조용한 힙한 카페들을 두루 두루 알게 됐다.

배달 음식 안 먹게 되니, 자연히 건강해 질 것이고, 재활용 쓰레기도 줄었다. 다만, 설거지 거리가 증가한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가장 신기한게 도서 비용! 인데. 책 선물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 인생은 양면적이라고, 퇴사한 슬픔이 있으면 기쁨도 있는 것 같다. 동네에서 3,000원대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다음주 셋팅할 디자인 외주 체재를 또 구상해 본다.

동네카페에서 만난 아메리카노 3,200원 크림스콘 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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