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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Jan 11. 2022

퇴사에는 이유가 있다.

영혼을 갈아 넣어서 일한 후 하는 퇴사는 좋은 퇴사이다.

퇴사한지 23일째. 세 번째로 맞이하는 화요일이 됐다. 1월 둘째주 내가 생각한 것 보다 세상은 더 조용한 것 같다. 보통 이 시기 회사들은 올해 어떻게? 무엇을? 해서 살아 남을 것인가?를 논의한다. 짐싸서 나가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형국에 빠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당장의 한 두달 월급이 조금 아쉽지만, 어쩌면 12월에 마무리를 찍고 퇴사라는 것을 결정한 것이 100배 아니 1,000배는 잘 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퇴사하고 계속 출근과 퇴근을 했다면, 지금 쯤, 기울어가는 조직에서 맞이하는 새해의 출렁임이란! ~~ 하며 하늘을 보고, 헛 미소를 짓고 있었을 것이다.


나의 오랜 습관 중 하나가 구지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경험하고, 구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하며, 가학적으로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것인데, 어쩌면. 이번 퇴사를 통해, 구지 구지 지긋 지긋하게 뻔히 보이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에 방지한 것이라고! 습관이란 건, 이렇게, 점진적인 행동 수정으로 격파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그런거니까 ~ 100배 아니 1,000배 잘한 결정이라고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싶다.


나 처럼, 퇴사 잘한 일일까? 고민하는 분들. 다시 회사로 돌아가고 싶어 마음이 멍 ~ 한 분들. 각자 이유는 다르겠지만, 일 잘하던 사람이 퇴사를 결정할 정도면, 그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대들이 날린 몇 주, 혹은 몇 달 전의 퇴사선언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좋겠다.(이런 글을 적고 있는 나 또한 몇 시간 후 다시 퇴사했음을 후회하고, 잠시 불안한 마음에 다이빙 할 것이다.)


100세 시대라서 최소 70세까지 일해야 하는 거니까. (아마, 지금 밀레니얼세대는 100살까지 일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직처가 정해지지 않은 퇴사도 살면서 한 번쯤은 해볼만한 요행이다.


1월 11일 오후 10시 50분 ~ 11시에 쓰고 / 12시 10분 ~ 12시 30분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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