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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Mar 15. 2022

면접 회상(1)

회사 선택의 기준

퇴사한 지 곧 90일 2일 전, 


오늘 푸드테크 스타트업 J사의 오후 5시 면접을 예정하고 눈을 떴다. 어제부터 살짝 떨어지기 시작한 텐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운동복을 차려 입고 집 앞 공원으로 향했다. 2바퀴 뜀박질을 하고 나니 조금은 가벼워졌다. 길가에 나무들은 너무나 열심히 봄을 준비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완연한 봄이다. 봄이었다. 나는 오늘도 설렘과 멍함 두 가지 감정의 어딘가에 놓여있었다. 


2021년 벌써 작년. 심리적으로 그리고 체력적으로 너무나 힘들었던 나는 심리상담을 병행하며 회사 업무를 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미련해도 어쩜 그렇게 미련할 수 있었는지? 퇴사 급발진 선언 당일, 나는 담당 선생님에게 SOS 상담을 요청했다. 나의 회사생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상담 선생님은 "그래도, 차라리, 이렇게, 빨리 정리하는 게 샤샤를 위해 좋은 거라고!" 늦게 정리하면 할수록 잔향이 오래간다고, 



빨리 잊는 것도 방법이라고!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직전 회사 대표님과 첫 만남 티타임과 마지막 티타임이 생각났다. 당시, 나는 포스트잇에 9개의 근로조건을 적어두고, 그 조건에 해당하는 것을 면접을 본 회사마다 기록하고 있었다. 포스트잇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0번의 조건은 내 머릿속에 있었는데, 0번의 조건은 아래와 같았다. 

0번. 내가 따를 수 있는 오너쉽을 조직의 리더(CEO)가 가졌는가?


지금에 와 회상해 보면, 아니, 이제 그만 생각하자. (중략) 

기회가 된다면, "내가 사랑했던 오너쉽들"이라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 (단지 그뿐) 세상의 잔인함에 비해 새하얀 오너쉽을 가지고 있었고, 어린아이처럼 낭창했던 나의 세 번째 대표님 이제 안녕.


면접장으로 가는 길 버스에 탔다. 완연한 봄이었다. 곧 여름이 올 것 같은 당황스러운 예감이 바람과 함께 휘날리고 있었다. 면접 1시간 전, 회사 근처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어제 저녁 출력해 둔 포트폴리오를 파일에 차곡차곡 정리했다. 대학 졸업 후, 2016년 ~ 2022년의 시간이 노란색 파일 한 권에 담겼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J면접관이 나에게 물었다.


면접관 : 샤샤님. 회사 선택의 기준이 있을까요? 


나 : 저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브랜드 그로어라는 커리어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행복에 깊게 관여하는 것이 음식과 리빙(주거)이라고 생각합니다. 푸드와 리빙 산업군이 회사 선택의 첫 번째 조건입니다. 둘째. 오너의 리더십과 비전을 주요하게 봅니다. 마지막 세 번째 조직문화를 고려합니다. 시너지있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인가?를 고려합니다.


아, 최상위의 조건은 "나의 역량을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에 기여할 수 있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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