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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Jun 05. 2024

희비가 교차하는 오늘

한층 그윽해진 팀장이라는 사람의 눈…

팀장님은 어머님의 임종을 준비하는 뜻 했다. 지난주 상반기 고과평가 3시간 딥 토크 면담을 하고 무슨 삘이 나와 통했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눈은 더욱 깊어졌다. 반했냐!! 짜쓱. 작년에 그 미친 팀장년 아래에서 우울증에 걸려서는… 고과평가 서류를 백지로 내고, 거기에 모자라. 당신의 미성숙한 리더십으로 팀내 분위기가 배타적이며 팀이동을 희망함! 이러고 대문짝 만하게 적어둔 내가… 생판 모르는 업무 앞에서 허우쩍 거리면서도 한땀 한땀 스스로 터득이란 걸 하고, … 흰색은 종이요. 검정색은 글이요. 저장 공간 부족하니 그만 적으라는 알림이 여러번 울려도 꾸욱 눌러가며 10개 평가 항목을 모두 채웠다는 걸… 엉성하지만 할 때는 또 하는 여자란 걸… 알게 되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니면… 왜 회사다니냐?는 질문에… 과거로 부터 벗어나고 싶어서요. 라는 말에 감동 좀 받은건가?


팀장인 그는 금요일에 재택근무를 하겠다고 했다. 이유는 부모님이 오늘 돌아가실지… 내일 가실지… 몰라서… 반대로 나는 이번주 주말에 할머님… 구순 생일 파티가 있어서 다음주 월요일 연차를 써야 한다. 연차 사유는 그에게 말하지 않겠다만,… 인생이 왜 이렇게 희비가 교차할까?


5시 30분, 회의에서 돌아온 팀장과 나는 다시 회의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음주에 있을 업무 이야기를 나누고 나는 황급히 헬스장으로 향했다. 그는 한층 부드러워졌으며… 하… 뭐, 하긴 뭐… 부모라는 존재가 오늘 내일 하는데, 무슨 정신이 있겠나…


나는 과거의 구질 구질하고, 안 좋았던 기억을 잊기 위해 헬스장에 간다. 그리고, 단단하게 몸을 만들고 싶다. 어차피 다 죽는다. 그런데, 요즘 부쩍 욕심이 난다. 눈물의 여왕 여주인공이 “난 죽을 때까지, 이쁠 건데!!”라고 말하는 장면이 생각 난다. 나도 죽을 때까지 이쁘고 싶다.


어차피 죽는 건 똑같은데, 회사 복도에서 이전의 몹쓸 팀장년을 만났다. 또 사적인 전화를 하러 가는 뜻 하다. 너도 참 대단해… 하루 두번 사적으로 전화하는 거… 쉽지 않다. 저년의 철딱서니 없음은 … 무덤 관짝까지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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