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엉 Jun 14. 2024

리더십 그건 이제 모르겠구요.

이젠 제 방식 대로 갑니다.

이번주는 정말 긴 악몽을 꾸는 뜻했다. 모친이 위독하여 급하게 고향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팀장은 내게 넌지시 다가와 마지막 미팅을 제안했다.


그리고 짧은 미팅에서 그가 내게 한 말은 기존에 계획 했던 채용은 없을 것이고, 지금 인원으로 고정될 것이며, 이런 상태라면 팀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였다.


순간 이건 또 뭔가 싶어, 나는 팀리더에게 눈 똥그랗게 뜨고 두 가지 질문을 했다.


1. 팀이 없어질 수도 있나요?

2. 팀장님은 팀을 조직화 하고 구조화하고 싶나요?


내 두가지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1. 없어질 수도 있어요.

2. 제가 모르는 영역에 대한… 업무를 해야 하고… 그래서… 잘 모르겠어요.


그의 대답을 들은 나는 두 눈이 더 동그랗게 됐다. 그리곤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의 집에서 언제 오냐고… 성화인 뜻 했다. 난 그를 보내고 사무실 한 가운데서 두근 거리는 나의 심장 소리를 들었다. 두근. 두근… 그의 어머님이 위독하신 것 때문이 아니라, 팀이 없어 질 수도 있다.는 그의 말 때문이었다. 갑자기 지붕이 없는 어떤 광활한 공간에 있는 기분. 딱 그 기분이다.


팀리더는 기약 없이 떠났고, 내 심장은 계속 두근 거렸으며…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이 팀을 만든 임원님의 생각이 궁금했다. … 하긴 뭐 6개월 지났으니… 대화의 시간을 가질 때가 되었지… 그리곤, 나의 개인 계정으로 업무 요청을 기록하고 있는 디자인팀 팀장을 저격해 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너무 화가 나서는… 보이는 족 족 다 때려부스고 싶었다.


임원님 방문을 연 나는. 심기불편하게 앉아 있는 임원님의 얼굴을 발견했다. 그래, 나도 알아… 안다구요!! 임원님 당신이 불편한 이유도 자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리할 부분은 정리 하는 겁니다. 저랑 오늘 정리하는 겁니다. 6개월 단위로 칼자루 쑤셔넣는 내 습관을 알았던 것일까? 임원님의 두 눈은 매우 단단해져 있었다. 잘 지내셨나요? (웃음) 오랜만이죠! (웃음) 나의 낭참함에도 그의 단단한 눈빛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임원님 : 말하세요!


나 : 두 가지만 말하겠습니다.


나 : 디자인 팀에서 제 개인 계정으로 업무 요청을 받고 계신데, 제 계정에 달려 있는 데이터 전부 가져가시고, 디자인 팀에서 해당 데이터 관리하게 해주세요.


임원님 : 그건, 직접 말하셔도…


나 : 임원님이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년치 저희 100명의 업무 데이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임원님 : 네… 제가 디자인 팀장에게 말할께요.


나 : 그리고, 올해 저희팀 신설하셨는데, 계속 운영해 가실 생각있으신가요?!


임원님 : 그건… 아니, 계속 하셔야죠. … 두분 상반기에 내신 성과가 나무 미미합니다. 인력 2명 ~ 3명으로 보고 있구요. 더 노력 하셔야 해요.


나 :(맞다. 나도 나와 팀장이 낸 성과가 미미하다고 생각한다. 인력이 2명 ~ 3명이라니 현재 환경에서 무척 적당하다고 본다.)


임원님 : 그리고 무엉씨가 만든 리포트 상반기에 전혀 발전이 없었어요. 사업부 공용 폴더… 이 부분도… 열심히 만드셨는데, 활성화가 전혀 안 되고 있구요.


나 : (다 맞는 말이다.) 임원님, 제가 작년에 디자인 팀장과 융화 되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현재 팀장님의 지시를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요. 여전히 고민 입니다. 제 숙제기도 하구요. 팀장의 지시를 따르면서 좋은 성과를 내야 하는데, 지시를 따르다보면 좋은 성과를 놓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부분은 개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0분의 짧고 강한 미팅을 마치고 임원님 방을 나왔다.


(중략)

나는 그의 피드백을 듣고 오히려 너무 확신에 차게 됐다. 팀이 해체 되는 것은 아니었음으로! 내 앞에는 개선 사항만 있을 뿐이었다.


모친이 위독하여 팀장이 자리를 비운 이번주, 나는 매우 험난했다. 협업 팀에서 협업 요청이 쇄도 했고, 어떤 날은 광고주 계정이 해킹 되어서는 사용하지도 않은 광고 비용이 태워져서 공중분해 되었다. 나를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졌고, … 하… 사람들…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면 소스라치게 놀라서는 “누구님, 무슨 일 일까요? 제가 무엇을 도와 드리면 될 까요?” 하면서 뛰어 다녔고, 팀장이 없는 틈을 타, 이때다 싶은 임원님은 그간 팀장을 통해 하지 못했던 묵은 업무들을 나에게 내렸다. 무엉씨, 이거 퇴근 전까지 해오세요! 전달 주신 자료 보았는데요. 이거 다음주 월요일 출근 시간 전 까지 수정해서 해오세요. 등 등…(역시 임원님은 강펀치 셨… 뭐 상대가 강펀치면 나도 강펀치… 날릴 수 밖에…


하…


작년에는 팀장이 팀원과 짜기라도 한 뜻, 적극적으로 나서서 왕따 시키더니, 올해는 팀장 스스로가 자신이 없다고 한다.


이젠 모르겠다. 리더쉽을 안 따라줘도 문제… 너무 따라줘도 문제라면… 이젠 내 방식대로 간다.


아참!! 다른 팀 간 직원 계정으로 업무하고 있던 디자인팀 팀장은 어떻게 됐냐면요! 뭐. 임원님 앞에서 어떻게 혼나셨는지? 모르지만. 이제 제 얼굴 보는 거 자체를 피하더군요. ^^ 인생이 매우 쓰게 다가오길 바래… ~~ 니가 멍청한 덕분에 내가 6개월 동안 칼 묵혀두고 있을 수 있었어. 잘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끝난 건… 매우 신사적인 거란다! 잘 알길 바래!





매거진의 이전글 희비가 교차하는 오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