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찾기 - 심한 땅 멀미

자신감이 부족해서 고통 받는 나 무엇부터 해야할까.

by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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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머릿 속을 지배하는 생각이 한 가지 있다. "아.. 어떤 것이라도 해야할텐데.."이다. 한 동안 병원도 다니고, 돈도 벌면서 지냈다. 그래서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활동을 하지 않아도 나름의 핑계가 나열되어 있었다. 지금은 아프니까 당장하지 않아도 되고, 지금은 돈이 없으니까 활동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생계비를 만들어야했다. 그런데 지금은 병원을 다녀도 이전보다는 많이 괜찮아 졌고, 돈도 꽤나 안정적으로 벌고(많지는 않다.)있지만 다른 일을 시작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자신감'이 바닥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은 사람들과 만나고 모임을 만드는 일이다. 이전에는 하고싶지 않아도 했어야 했기 때문에 관성이나 견디는 힘으로 활동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하고 싶어도 시작하는 것이 두렵다. 잘 하는 것은 고사하고 내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표가 머릿 속에 크게 자리잡고 있다. 누군가 같이 하자고 꼬득이고 도와줬으면 좋겠지만, 이제는 그러는 사람도 없다. 이전에 너무 꼬득이는 사람이 많아서 활동을 쉬었는데 이제는 너무 없어서 문제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너무 많아도 문제, 너무 적어도 문제다. 또 이제는 이전처럼 해보고 싶어서, 관심있는 주제여서 같은 이유로 활동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도 크다. 이제 내가 선택해서 하는 활동은 내 미래의 밥벌이를 해결할 수 있어야하고, 내 삶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선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고 장래가 있는 것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장래가 있는 활동이라니 형용모순 같지만 솔직한 심정은 그렇다.


내가 조직이 힘들었음에도 조직에 있었던 이유를 찬찬히 돌이켜 볼 때가 있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나의 자신감이 부족해서 등에 조직이라는 이름의 무시무시한 괴물이라도 등에 업고 있어야 사람들을 만나고 제안하고 활동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나의 힘이 아니라 괴물의 이름으로 사람을 만나고 조직했던 것은 나에게도 좋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내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올라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괴물이라는 이름의 조직이 나에게서 사라지자 말자 자신감이나 자존감은 곧 바로 함께 사라졌다. 나는 내 스스로 땅에 발을 딛고 버티고 살아가는 법을 배웠어야 했으나, 조직의 이름 덕에 그것을 몇 년이나 유예했다. 이제 다시 땅에 발을 딛고자 하니 멀미도 생기고, 머리도 어지럽다.


그래서 요즘은 몇몇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마음 속으로 존경을 표하고 있다. 조직이 있었지만 조직의 이름 뒤에 있지 않았고, 조직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대의를 위해서 운동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것들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들을 만나서 먼저 땅을 박차고 일어난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면 두발을 땅에 딛고서 살아갈 수 있냐고 물어보고 인터뷰라도 하고 싶다. 그들이 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너무 멀리있어서 어렵긴 하겠지만 시간이 더 지나기전에 한번 꼭 해보고 싶긴하다.왠지 나에게 그 만남이 내 역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사실, 자신감을 되찾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일단 무엇이든 시작하는 것이다. 가장 만만하고 그나마 튼튼해보이는 조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을 하는 것이 자신감을 되찾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경우에 부산에는 다른 단체는 아무 것도 없으니 '당'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어디를 가도 불편하고 트리거들 투성이니 만만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현실적인 조건에서는 그렇다. 자신감이 부족하니 늘 고민하는 것은 할까/말까 가 아니라 무엇을 어디서가 된다. 땅 멀미에 머리가 잘 정리되지 않아 어지럽지만 일단 글이라도 써보았다. 훗날 나 자신에게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누구에게든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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