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

by 바다

"엄마 이거 말고 그 때 거기서 봤던 그 빼빼로 주세요."
"그 빼빼로는 거기에만 있어. 여기서는 이 곳에 있는 빼빼로를 먹어야해."
"힝. 시른데."
"어쩔수 없잖아"

간만에 빌런이 나타나서 편의점 빌런 시리즈를 쓰고 있었다. 정말 똥그란 눈을 가진 아이가 빼빼로를 찾다가 그의 엄마로 추정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눴다. 그냥 빼빼로 사달라는 이야기였는데 코끝이 찡했다. 그 때의 일은 다시 만날 수 없다. 그 시간, 그 공간, 그 관계, 그 마음... 수 많은 단어가 연결되어야 '그 때의 일'을 만날 수 있다. 그런 일은 두 번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시간, 공간, 관계, 마음 ,처지... 난 여기서 또 선택하고 살아간다.

10년도 더 지난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그 때'로 돌아간 듯 하다. 이제는 조금 알겠다. 나는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살아간다. 이 곳에서 만나고, 부딪히고, 싸우고, 깨지면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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