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무너지고, 도망치고 싶을 때
#회사소개서 #경력직 #이직 #지적 #비난 #
회사 소개서를 만들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이직하고 업무를 지시 받은 뒤 결과가 처참하다
지적과 비난을 교차로 받고 있다
10살이 넘게 차이나는 4년차 사원과 1년차 대리가 부러울 지경이다
회사 소개서의 기획안을 들고 상사 방에 들어가 보고를 시작하지 말자 한숨을 내쉬는 그녀
"이제 입사 4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 적응하고도 남을 시간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나는 속으로 "조금 더 기다려 줄 순 없을까요?"라고 말했다. 속으로만
왜냐면 이 상황에서 가장 답답한 사람은 나이기 때문이다
입사 2개월차 였던 지난 5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CEO 메시지를 작성하라고 해서
보름 내 끙끙 앓아 초안을 가져갔더니 첫 문단부터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다며 돌려보냈다
방음이 잘 안되는 사무실 공간인데다 방문을 열고 말해 같은층에 있는 모두가 나를 비난하는 소리를 들었다
아무리 경력직이라도 입사 2개월도 안 된 사람이 어떻게 회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CEO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이번엔 회사소개서다 그래도 한달이 더 지나 요청 받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키워드와 핵심 내용, 우리 회사가 강조해야할 부분을 기획안에 담아 오라길래 그렇게 가져갔더니
기획안을 보면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 지 선명하게 그려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자신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으니 초안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10년 넘게 기자로 살았는데 쓰는일로 지적을 받으니 자괴감이 너무 크다
페이퍼 작업을 그득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더니 정말로 그럴 수 있는 회사로 이직이 되어버렸는데
막상 너무 많은 페이퍼 작업에 매일이 울렁거린다
무능함과 자괴감 사이에서 매일 허덕이니 몸의 순환이 잘 될리가 없고 스트레스가 나를 붓게한다
족욕에 괄사에 기구 필라테스에 발바닥에 골프공 문지르기까지 순환을 돕기 위한 모든 것을 하는 중이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신점과 사주까지 동원했지만 여전히 상사가 무섭다 ㅠㅠ
내일 오전에도 리브랜딩 론칭 관련해서 데일리 보고를 해야 하고,
그러면 회사소개서 어떻게 됐냐고 물으실텐데 결과가 없다
페이퍼 작업을 하고 싶었던 마음을 가졌더니, 리브랜딩을 하고 싶다고 적었더니,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원했더니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회사에 이직이 되었는데
왜 회사소개서는 너무 적기 싫고, CEO 메시지는 어렵게만 느껴질까, 그저 도망가고만 싶을까
나도 정말 궁금하다 왜이렇게 결과물이 원하는대로 나오지 않을까 왜일까
잘 돌아가던 머리가 갑자기 멈춘 것일까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그녀가 나를 조련하는 중인 것일까
신점과 사주에선 그녀는 잘해도 머라고 하고 못해도 머라고 한다고 했다
신봉하진 않지만 이 순간만큼 그냥 그렇게 믿고 싶어지는 밤이다
7월은 좀 나을 것 같은데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무너진 자존감부터 스스로 올려야겠지?
회사소개서 잘 쓰시는분? ㅠ 좀 도와주세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