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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없지만, 우연은 선물이다.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by 슈테판 클라인

by Cosmo
"어쩌다 이렇게 됐지?
(잘 풀렸다는 좋은 의미로)"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들어가고, 지금은 취업해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아등바등 살아왔지만, 결국 나는 이렇게 될 운명이었던 걸까?"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즈음,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이라는 책이 내 눈에 들어왔다. 고민하던 주제와 일맥상통하여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다.




1. 운명이 있는가?

저자는‘운명’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사실은 우연의 조각들을 사후적으로 이어 붙인 결과라고 말한다. 뇌가 새하얀 도화지 위에 무작위로 찍힌 점들을 일부 연결하여 개연적인 하나의 그림으로 엮어내듯, 그렇게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세상에 운명은 없다. 다만 무작위 한 우연이 있을 뿐이다.

우연은 우리의 삶에서 피할 수 없이 반복된다.

우연을 피하거나 맞서려 하기보다, 삶의 동반자로 받아들여야 한다.




2. 우연을 받아들이는 태도

그렇다면 질문이 생긴다. “그래, 운명은 없고 우연이 기본값이라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자는 세 가지 태도를 제안한다.


우연의 방문은 random 하다. 돌다리 두드리듯 신중히 나아가야 한다.

우연은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른다. 그래서 조급함보다 차분함이 필요하다. 항상 예상치 못한 우연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며 일을 진행해야 한다.


변수가 생기는 건 당연하다. 실패와 실수를 받아들이는 관용이 필요하다.

우연은 언제나 예상과 빗나간다. 변수는 언제나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변수로 인한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우연이 기본값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끌어안는 여유가 필요하다.


우연 속에서 한번에 완벽하기는 어렵다. 돌아보고 수정하는 피드백이 곧 성장의 방식이다.

우연이 기본값이라는 설정 하에, 모두 처음부터 성공하고 잘하기 어렵다. 누구나 초보의 시절은 필연적이다. 끊임없이 돌아보고, 수정하고, 개선하는 사람들이 다음 단계로 레벨업 하는 것이다. 그저 그뿐이다.


한마디로 우연은 현재를 만끽하게 해주는 선물이다.

우연은 우리에게 신중함을 가르쳐준다. 이것이 바로 우연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우연은 현재를 민감하게 만든다. 역설적으로 우연을 통한 불확실성이 있어야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갈 수 있다.





3. 마치며

우리 인생을 비유하자면 새하얀 도화지와 그 위 무작위로 찍힌 우연의 점들이다. 점 하나하나는 뜬금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충분히 개연적인 스토리로 연결된다. 그것을 우리는 ‘운명’이라 불러왔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Connecting the dots'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차피 다 우연이야”라며 손을 놓는다면, 도화지 위에는 아무 점도 찍히지 않을 것이다.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부딪히며 점들을 찍어야 한다. 그래야 언젠가 나만의 ‘운명 같은 그림’이 완성된다. 찍힌 점이 많을수록 더 다채롭고 정교한 그림이 된다. 결국 그 그림을 완성하는 건 우리 자신이다.


- 당신의 도화지 위에는 어떤 점이 찍히고 있나요?

- 그걸로 나중에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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