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님께 드리는 간곡한 호소문
[표지사진: 2003년 국회본관 앞 잔디밭에서 필자와 함께...]
먼저 지난 대선에서 보여주신 진정한 어른의 풍모와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걸어오신 신념의 정치인생에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하지만 오늘 펜을 드는 제 심정은 참으로 무겁습니다.
지금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후보님께서는 누구보다 정확히 보고 계실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헌법 84조라는 방패 뒤에 숨어 자신을 향한 모든 형사재판을 사실상 무력화시켰습니다. '재판중지법'이라는 기막힌 방탄 입법으로 삼권분립의 기둥을 뿌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대법원 증원과 헌재 구성원 교체를 통해 사법부마저 손아귀에 넣으려 하고 있습니다. 아니 사법부가 스스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것이 2025년 대한민국의 적나라한 현실입니다. 민주주의는 뒷걸음치고, 법치는 무너지고,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생명줄이 끊어져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역사적 위기 앞에서 국민의힘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김후보님, 더 이상 미화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야당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견제해야 할 책임정당이 내년 지자체 등 공천권에 눈이 먼 당권 쟁탈전이라는 치졸한 내전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그 추종 세력들은 이미 대선 전부터 차기 당권과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이라는 달콤한 권력의 열매에만 눈이 멀어 있었습니다. 선거 기간 중에도 팬클럽 수준의 어설픈 활동으로 일관하며, 입당원서 받기에 혈안이 되어 세력 확장에만 골몰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김후보님께서 대선 후보로서 펼쳐 보이신 그 깊이 있는 정책 철학과 청렴결백한 인품은 이재명 후보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습니다. 국민들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선거는 후보 개인의 자질을 겨루는 인물 대결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고, 썩어빠진 기득권 정당 국민의힘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습니다.
첫째, 시대가 절실히 요구하는 진정한 개혁자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30년을 돌이켜보십시오. 보수정당이 얼마나 많은 외부 인사들을 데려다가 지도자로 세웠습니까? 이회창, 윤석열, 황교안, 반기문, 한덕수... 하나같이 화려한 이력서만 있을 뿐, 정치라는 살벌한 현실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온실 속 화초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김후보님은 전혀 다릅니다. 치열한 노동현장에서 시작해 국회의원 3선, 경기도지사 2선, 노동부 장관까지 걸어오신 이력은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진짜 정치인의 증명서입니다. 무엇보다 당이 키우고 당과 함께 성장한, 뼛속까지 보수의 DNA가 흐르는 진정한 우리 사람입니다.
둘째, 좌파 운동권을 정면돌파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재명을 중심으로 결집한 좌파 운동권 연합의 조직력과 프레임 장악력은 가히 압도적입니다. 이들의 교묘한 언어와 정교한 전술을 꿰뚫어 보고 해체할 수 있는 인물이 우리 당에 과연 몇이나 됩니까?
김후보님만이 그들보다 더 뜨거운 현장 경험과 더 날카로운 이론적 무기를 겸비하고 계십니다. 운동권에서 출발해 보수의 기둥이 되신 김후보님의 특별한 정치적 여정 자체가 좌파를 무너뜨릴 가장 강력한 해독제입니다.
셋째, 진정한 민주주의 개혁의 선봉장이기 때문입니다
김후보님께서는 중앙공천제라는 독재적 폐습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알고 계십니다. 진짜 민심이 무엇인지 아시는 분입니다. 바닥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민의를 반영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의 강력한 신봉자이십니다. 지금 우리 당에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개혁 아니겠습니까?
김후보님께서 "대통령 선거에서 충분히 당했는데, 왜 또 나를 쓰레기더미에 밀어넣으려 하느냐"며 당대표 출마를 단호히 거부하시는 심정,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 누구보다 능력 있는 후보였는데, 그 누구보다 깨끗한 정치인이었는데, 대선레이스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시대를 거스르는 탁류 앞에서 좌절의 쓴잔을 마셔야 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김후보님, 지금은 개인의 상처를 어루만질 여유가 없습니다. 나라가 위험합니다. 민주주의가 숨통이 끊어져 가고 있습니다. 자유보수라는 우리의 뿌리가 영영 사라질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김후보님, 혹시 이 모든 일들이 하늘의 깊은 뜻은 아닐까요? 대통령이 되지 못한 것도, 지금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당대표가 되어 달라는 간절한 부름도, 모두 거대한 섭리의 한 조각은 아닐까요?
김후보님께서는 늘 "보수는 자기희생을 통해 국가를 세운다"고 말씀해 오시지 않았습니까? 바로 지금이 그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여주실 역사적 순간입니다. 김후보님께서 개인의 영달을 내려놓고 오직 당의 대혁신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다시 한 번 온몸을 던지신다면, 그것이야말로 후배 정치인들이 영원히 받들어야 할 진정한 애국혼이며, 목숨을 바치는 보수정신의 결정체가 아니겠습니까?
김후보님, 국민의힘에는 이제 정말 희망이라는 글자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젊은 정치인들 조차 권력투쟁의 도구로 전락했고, 원로들은 비겁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후보님께서 일어나 주시면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김후보님의 청렴결백한 품성과 불굴의 원칙, 그리고 혁신에 대한 뜨거운 의지가 죽어가는 당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절망에 빠진 당원들과 국민들이 다시 희망의 깃발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피할 수 없는 역사적 소명입니다.
김후보님께 또다시 희생의 가시밭길을 걸어달라고 애원하는 저희들의 충정을 깊이 헤아려 주십시요. 하지만 이것은 저 혼자만의 기원이 아닙니다. 이 나라를 사랑하는 수많은 당원들과 국민들의 절규입니다. 김후보님께서 "왜 나를 또 지옥 같은 곳으로 밀어넣으려 하느냐"고 하시겠지만, 저희는 김후보님을 지옥이 아니라 희망의 등대로 모시고 싶습니다. 캄캄한 절망의 터널에 갇힌 우리 당과 조국을 구원할 마지막 빛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정말 세상이 이상합니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이미 사법부가 무너지고, 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막힌 현실에서 김후보님이 아니면 과연 누가 이 막막한 상황을 돌파할 수 있겠습니까? 김문수 당대표, 이것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애국시민을 대신하여 칼럼니스트 박대석 간곡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