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소한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보고 읽고 쓴 며칠의 영화 기록들 10

by 김동진

2020.03.02.


월초가 되면 전월에 극장에서 새 영화를 몇 편 봤나 세는 일이 나름의 과제 중 하나다. 이미 한 달에 열 편씩 보던 시기는 돌아올 수 없을리라 믿기에 지금은 4편 정도만 되어도 딱 만족하는 수준... 이기는 한데, 좀 더 늘려보고 싶다.



2020.03.03.


개봉일에 관람한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2019)에 관해서는 이미 글도 썼고 생각들도 나름대로 끼적여보았지만 정작 영화 처음 몇 분을 놓쳤었기 때문에 극장 관람을 한 번 더 하기로 했다. 어떤 영화든 그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버려도 되는 장면' 같은 것은 없으니까.



2020.03.04.


사소하다는 건 그런 것이다. 예를 들어 "You look beautiful."이라고 했던 말에 단어 하나, 동사 하나를 바꿔 "You are beautiful."이라고 고쳐 말하는 일. 브론테의 글이었나. 이런 말도 나온다. "얼마나 소중한가, 모든 것이 자명하고, 또 자명하기에 사랑받는, 이 달콤한 단조로움." 나는 이 영화를 본 당신과, 저 사소한 것들에 관해 오래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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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5.


"우리가 연대한다면, 우리는 늘 있던 그 자리에 똑같이 서서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을 보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우리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고, 또한 서로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각자의 칸막이에 갇혀 지내지 않는다면 말이다." (264쪽)


내가 사이언스 픽션을 좋아하는 여러 이유들이 이 한 권의 책에 담겨 있다. 좋아하는 서점에서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을 읽는 밤. (배명훈, 『SF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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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6.


최근에 ‘처음’ 혹은 ‘시작’을 주제로 글 한 편을 써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어떤 시작, 혹은 무슨 시작에 관해 쓸지 궁리 중이다. 평소대로라면 나는 가령 시얼샤 로넌이 주연한 <브루클린>(2015)이나 <레이디 버드>(2017), 아니면 다코타 패닝이 주연한 <스탠바이, 웬디>(2017) 같은 작품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브루클린>에서 ‘에일리스’는 나고 자란 아일랜드 에니스코시를 떠나 뉴욕에 첫 발을 딛는다. <레이디 버드>에서 ‘크리스틴’은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를 떠나 뉴욕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한다. <스탠바이, 웬디>에서 자폐 증세가 있는 ‘웬디’는 평소 간병인으로부터 ‘마켓 스트리트’를 건너지 말 것을 주입받지만, 어떤 상황이 되자 단 한 번도 건너본 적 없던 그 횡단보도를 뚜벅뚜벅 걷는다.



2020.03.07.


씨네엔드 월간영화인 3월은 쿠엔틴 타란티노.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그의 장편 연출 데뷔작인 <저수지의 개들>(1992)을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 나누었다. 벌써부터 <킬 빌 - 1부>(2002)에 관해 이야기 나눌 2주 후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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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8.


토드 헤인즈의 영화 <다크 워터스>(2019)에서 한 마디 메모. "우린 우리 스스로가 보호해야 해. 회사, 과학자, 정부 누구도 아니고." 이 사람이 포기하지 않은 덕에, 듀폰은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3,535건에 대해 6억 7천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했다.




*프립소셜클럽 [영화가 깊어지는 시간]: (링크)

*매월 한 명의 영화인을 주제로 다루는 영화모임 '월간영화인': (링크)

*원데이 영화 글쓰기 수업 '오늘 시작하는 영화리뷰': (링크)

*원데이 클래스 '출간작가의 브런치 활용법':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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