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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Dec 25. 2020

얼마 전 유출된 '스타 이즈 본'(2018)의 미수록곡

영화 제작의 의사결정에 관해

얼마 전 한 해외 커뮤니티에서 레이디 가가의 'We Could Be Lovers'라는 미발표곡이 유출되는 일이 있었다. 영화 <스타 이즈 본>(2018)에 수록될 예정이었다고 알려졌으며 영화 사운드트랙에 참여한 마크 론슨, 레이디 가가 등에 의해 만들어진 곡. 유출된 곡을 들으면 레이디 가가의 정규 앨범에 들어가도 어울릴 만큼 완성도가 준수하며 정확히는 사운드 녹음 방식에 있어서 오토튠이나 믹싱이 되지 않은 소위 '생 목소리'라는 점에서 5집 'Joanne'(2016)의 스타일에 가깝다. 그것만 따지면 <스타 이즈 본>에 들어갔어도 어울렸을 곡이겠지만, 관건은 이 곡이 과연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온전히 어울렸겠느냐는 데 있다.


영화 '스타 이즈 본'(2018) 사운드트랙


영화에 등장하는 댄스 팝 대부분은 '앨리'가 스스로 부르고 싶어 했던 곡보다는 팝 스타로 성공하기 위해 철저히 프로듀싱된 곡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데뷔 무대인 'Heal Me'라든지 SNL 무대에서 부르는 'Why Did You Do That?' 같은 곡이 그러한데, 해당 곡의 라이브 무대를 '잭슨'이 듣고 '앨리답지 않다'라며 혹평하는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영화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쓴 표현에 따르면 소위 '양산형 댄스 팝'에 가까운 이 곡이 그보다 더 완성도 높게 들리는 'We Could Be Lovers' 같은 곡보다 더 서사적으로 합당한 위치에 있는 사운드트랙인 것.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가사인 건 매한가지지만 프로듀싱 측면에서 오히려 <스타 이즈 본>에 안 들어갔어야 하는 곡이라 생각될 만큼 좋은 완성도를 보인다. <스타 이즈 본>의 사운드트랙은 개별적인 위치보다는 영화 전체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 영화의 최종 버전에 수록할 것인지를 두고 주요 스태프들이 거쳤을 의사 결정의 과정을 상상하는 일이, 결국 이 영화가 얼마나 세밀하게 다듬어진 작품인지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만든다.


레이디 가가

영화 <스타 이즈 본>에 관해 쓴 글들:

'무수히 많은 별들 중 내게 태어난, 단 하나의 별' (2018.10.11.) (링크)

'극장에서 한 영화를 떠나보내기' (2018.12.08.) (링크)

'왔던 곳으로 돌아갈 수 없어 다행이야'(2019.02.16.) (링크)

''스타 이즈 본'이 의도적으로 하지 않은 것' (2019.07.29.) (링크)

'이야기의 반복은 어떻게 의미를 만들어내는가' (2019.10.30.) (링크)


영화 '스타 이즈 본' 스틸컷

인스타그램: @cosmos__j

그 외 모임/클래스 공지 모음(노션): bit.ly/cosmos_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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