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 N잡 생활자입니다
"쓰는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표현할 단어를 모색하게 된다. 오늘 있었던 일을, 감정의 복잡함을 어떤 단어로 표현할지 자기가 결정한다. 어떤 문장으로 끝맺을지도 자신이 결정한다. 내적인 자유다. 독립성을 무엇보다도 중시한 모네가 수련과 정원 호수에 비친 나무의 그림자를 그리면서 “여기서는 적어도 남들과 닮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좋네. 내가 경험한 것만 표현하면 되니까”라고 한 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삶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믿고 사랑하라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 우리는 쓰면서 어렴풋하게, 그래 바로 이거야 혹은 이것인가 봐 같은 자기만의 해답 비슷한 것을 ‘감 잡을 때’가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찾아낸 해결책이 좋은 것이면, 그것이 올바른 것이었음이 밝혀질 날을 기다린다. 그렇게 종이 위에 쓴 것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정혜윤,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위고, 2021, 1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