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31. 과 2022.01.01. 사이
"어느 날에는 현실의 나를 잠시 잊기 위해 영화에 몰입하기도 했다. 어떤 두려움은 그것만으로도 와해되었다."
“환하게 열릴 한 해의 시간들 속에서 어떤 바람을 품어야 할까요. 그 바람은 어떻게 현실이 될까요. 그리고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떤 말을 꺼내게 될까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마음의 바람과 삶의 현실과 인간의 말은 서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 멀지 않음의 힘으로 우리는 더 멀리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역시 오래된 저의 바람입니다."
-박준, 「십이월 산문」 (『계절 산문』, 달, 2021)
매해 이 무렵이 되면 지난 것들을 떠올리고 하지 못했거나 했어야 했거나 하는 일들을 생각하는 게 익숙했다. 박준의 새 산문에서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는 것은 앞으로 이루어질 일들이 많다는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161쪽) 같은 문장을 읽으면서, 언젠가는 또 오늘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다만 아직 다가오지 않은 바람을 다가온 것으로 이루어내는 데 조금 더 많은 마음을 기울이겠다고 쓴다. (2021.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