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이들의 연인
(...) "영화가 보여주는 총 여덟 번의 아침에, 시계는 매번 조금씩 다른 시각을 가리키고, 침대에서 막 눈을 뜬 부부의 자세는 매번 다르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매일 같으면서 다른 이 아침의 햇살 속에 존재한다는 듯이. 그러니까 신성은 일상 속의 반복과 그 미세한 차이 속에 있다는 듯이 말이다.
그 미세한 차이를 매번 감지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이 둘의 삶은 달라진다. 전자는 최상의 경우 일상에 깃드는 신성을 감지하게 되겠지만, 후자는 최악의 경우 비자발적 허무주의자가 될 것이다." (...)
-신형철, 「인간의 형식: <패터슨>, 혹은 시인과 시작(詩作)에 대한 하나의 성찰」
『문학동네 2018년 봄호』에서